앞으로 빛으로 쓰는 전자칠판, 동작 인식 스크린, 자가충전 발광소자뿐만 아니라 빛으로 데이터를 송·수신 하는 라이파이(Li-Fi)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미국 일리노이대ㆍ다우(Dow)와 공동으로 아령 모양의 반도체 양자점(Quantum dot)을 이용해 발광다이오드(LED)의 발광특성과 광감지 능력이 뛰어난 광반응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양자점은 체적으로 빛을 내는 수십~수백 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반도체 결정이다.
이미 국내 TV 제조사는 QLED라는 이름으로 LCD 패널과 LED 백라이트 사이에 사용 중이다.
양자점은 코어(Core)와 쉘(Shell) 구조의 구형으로, 일반적으로 에너지 차이는 코어부분이 작고 쉘 부분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즉, 큰 에너지의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거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빛을 방출해 LEDㆍ광검출기ㆍ태양전지와 같은 광전자소자에 사용된다.
▲ 제조된 광 감응 디스플레이 소자위에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하여 글자를 "UI"라고 표현한 모습. |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진은 이중 이종접합 나노막대 양자점을 개발했다.
나노막대 끝에 코어와 쉘 구조의 양자점이 아령처럼 붙어 있는 구조다.
아령모양 양자점은 대칭적 구조의 구형 코어쉘 양자점과 달리 비대칭적 에너지 차이를 갖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전자와 정공 주입과 추출이 가능하다.
이 같은 아령모양 양자점은 발광과 광검출 특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아령모양 양자점을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크기 1inch(인치)x1inch 기판에 100개의 픽셀을 제작해 특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양자점을 아령구조로 만들어 에너지를 잃으면 빛을 방출하는 LED의 원리와 빛 에너지를 얻으면 전류가 흐르는 광센서의 원리를 모두 활용했다.
이 기술은 기존 QLED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기술과는 달리 LED가 빛을 방출하기도, 흡수하기도 해 센서처럼 빛을 감지하는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즉, 광량을 자동조절해 어두운 환경에서 LED가 자동으로 밝아질 수도 있다.
연구진은 연구과정 중 패널에 선명하게 레이저 포인터가 비추는 영역을 따라 밀리미터(mm) 크기의 'UI' 글씨가 펜이나 손가라 접촉이 없이도 표현됨을 확인했다.
앞으로 전자칠판, 디스플레이 등에 펜을 통한 판서가 아닌 빛을 통한 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연구진은 LED 빛의 깜박임으로 두 LED 픽셀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50kHz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는 픽셀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빛을 이용한 통신인 라이파이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구진은 양방향 빛 감응 디스플레이가 태양전지로도 충분한 역할을 해 낸다는 것도 증명했다.
픽셀 4개를 직렬 연결해 전기를 충전하고 충전된 에너지로 해당 픽셀들이 다시 켜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 자가충전이 가능한 양자점 LED 구현의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입자의 구조와 성분 조절을 통해 발광 과 광감지 효율과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은 디스플레이 장치를 개발해 5~10 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10일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으며, 이 논문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후연구원 오누리 박사, 일리노이대 김봉훈 박사ㆍ조성용 박사ㆍ심문섭 교수,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 남수지 박사가 저자로 참여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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