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러시제조 비앤비컴퍼니, IMF시절 창업해 사세 확장
박미숙대표“IMF 이겨낸 저력으로 현 경기침체 극복해야”
평범한 가정주부를 기업가로 만든 건 팔할이 IMF 외환위기였다.
IMF환란으로 국내경제가 급전직하 나락으로 떨어지던 1998년, 남편은 대기업 퇴직 후 창업했고 그의 세아이 엄마도 덩달아 회사 일에 팔을 걷었다.
경리에서 제품검사, 운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명절도 없이, 투덜대는 아이들을 뒤로 한 채 3년 밤낮을 일에 매달려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일궈냈다.
구강용품과 치간·마스카라·의료용·산업용 브러시를 생산하는 대전지역 중소기업 (주)비앤비컴퍼니의 박미숙(53·사진) 대표 얘기다.
최근엔 미국의 한 유력기업과 브러시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제2의 창업’이라 할만큼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1998년 12월 창업부터 현재의 모습으로 사세를 확장하기까지 박 대표는 “한마디로 눈물밖에 안 나는 세월이었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확산하며 기업도산이 줄을 잇고 대량해고가 횡행하던 시절이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재직 중이던 남편 박상리씨는 명예퇴직 행렬에 앞서 스스로 회사를 나와 창업을 택했다.
대전 대덕구 공구상가에 ‘비비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세웠고 첫 바이어는 일본 기업이었다. 까다로운 품질조건을 충족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박 대표는 “제품 10만개 중 하나만 불량이 있어도 사유서를 요구할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납기를 맞추고자 밤새 제품을 만들어 차에 싣고 남편과 교대로 운전을 해가며 납품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3년여 발을 동동 구르고 나니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고 양산체제도 갖춰졌다. 이제 중남미지역을 제외한 해외 대부분의 국가로 비앤비컴퍼니의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박 대표는 “아이 셋을 키우던 가정주부가 어느새 수출중심 중소기업의 대표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으로 일하고 있어 스스로 놀랄 때도 있다”며 “요즘 우리경제가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지만 기업인들이 IMF를 이겨낸 저력을 토대로 새롭게 도약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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