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관광업계는 정월특수 사라지자 울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충남지역의 대보름 민속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농경의례의 주류였던 대보름행사가 연이어 취소 또는 축소되면서 전통시장과 관광지마다 발길이 줄면서 지역경제도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충남도에 따르면 AI와 구제역 등 가축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정월대보름인 오는 11일 민속행사를 취소하는 시군이 속출하고 있다.
홍성군 김석환 군수는 충북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월대보름 행사 취소를 군민에게 알리고 철저한 소독과 방역을 당부했다.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도 AI확산을 막고 구제역을 예방하도록 오는 10일로 예정된 정월대보름 행사를 축소에서 취소로 전환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볏가릿대 세우기, 서낭제, 장승제, 달집태우기 등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빌고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성대한 정월대보름 행사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태안에서도 오는 11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개최하려던 범 군민 중앙대제(태안읍)와 별주부 용왕제 및 달집태우기(남면), 옷점조개부르기제(고남면) 등 대보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태안군은 낙조와 함께 정월대보름 행사로 많은 연말연시 많은 관광객이 찾았지만, 해맞이에 이어 연이은 행사취소로 팬션과 횟집 등 관광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청양군도 정월대보름 및 민속마을제를 전면 취소했다. 청양군은 AI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가적 차원의 차단방역활동을 위해 AI와 구제역 종식까지 대형행사를 자제하기로 했다.
보령시 역시 AI 청정지역 사수를 위해 오는 11일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려던 연 날리기,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민속놀이 체험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해마다 웅천면 전통시장에서 개최하던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도 취소했다.
예산군은 인근에서 발생한 AI 유입을 차단하고 구제역의 예방을 위해 오는 10일 무한천 체육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제17회 예산달집축제 등 모든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서천군 역시 기벌포 대보름제를 비롯해 봉선리 천제단 달집태우기 등 대보름 행사를 모두 취소한 데 이어 수협과 어민들이 개최하던 5개 지역의 풍어제도 취소 또는 축소하도록 했다.
이처럼 도내 주요 대보름행사가 줄줄이 취소되자 전통시장 상인들과 관광업 종사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김인배 충남관광협회장은 “충남은 연말부터 보름까지 관광특수가 이어져야 하지만 올해는 AI에 구제역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돼 숙박, 음식, 관광업계가 모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피해확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이지만 정부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원대보름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고 관광산업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잇따르는 가축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될 수 있으면 집단행사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포=맹창호 기자ㆍ지방종합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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