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일 기자 |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군부독재에 항거하다가 감옥을 밥 먹듯이 오갔다.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서민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무히카는 대통령 궁을 노숙자들에게 제공하고 부인과 함께 허름한 농가에서 출퇴근했다.
매달 월급의 90%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을 보고 교황 프란치스코는 ‘현자’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무히카 재임기간 동안 우루과이 경제는 빈곤율과 실업률이 감소하는 등 빈부격차가 줄어들었고 남미 대륙에서 부패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로 꼽혔다.
여러 연설에서 명언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는 거리가 없어야 한다”, “정치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사항은 정직성이다”,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때문에 위험해진다” 등이다.
이는 무히카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자신의 권력남용을 막기 위해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퇴임 때 대통령 지지도가 무려 65%나 됐다는 것은 무히카가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이었는지 짐작케 한다.
이같은 무히카의 사례를 곱씹어보면 대한민국 현 시국이 비교되며 걱정이 앞선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는 모두 쑥대밭이 됐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치권은 갈려 서로 헐뜯기 일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뿌리깊은 정경유착이 민 낯이 드러났고 이른바 ‘금수저’의 불공정한 ‘반칙’ 앞에 ‘흙수저’의 노력은 산산조각난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실감했다.
대한민국 호(號)가 ‘선장’과 ‘좌표’를 모두 잃고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것 같다.
희망은 없는 것일까. 새 희망은 새로운 리더십에 걸어야 한다.
조기대선 앞 여야 잠룡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선언으로 대선지형의 판도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마다 장밋빛 공약을 제시하며 국민들의 환심사기에 열을 올리며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야권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지리멸렬하고 있는 여권에선 자의와는 상관없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지지사 등은 이미 출격했다. 정운찬 전 총리와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의 이름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제19대 대통령은 ‘한국의 무히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좌절감을 맛본 국민들의 어깨를 다독이고 침체된 경제의 부활과 국민대통합을 통해 명실상부한 선진국 반열로 이끌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과연 한국의 무히카는 나올 수 있을까. 2017년,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강제일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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