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선발투수 가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34)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간도는 지난 5일 일본 고친다 구장에서 입단 후 첫 불펜 투구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화 선수단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출발해 러닝과 캐치볼로 훈련해온 오간도는 이날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보는 앞에서 42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한화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국내 선발진이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한화는 외국인 투수 때문에 애를 먹었다. 믿었던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중도 퇴출됐고,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기량 미달로 짐을 쌌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파비오 카스티요와 에릭 서캠프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카스티요는 제구난을 겪었고, 서캠프는 리그 적응에 실패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결국, 한화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오간도를 180만 달러에 영입했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283경기에서 503.1이닝, 33승 18패 평균자책점 3.47의 기록을 남겼다. 2011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29경기에 선발 등판, 169이닝을 던지며 13승8패 평균자책점 3.51이라는 수준급 성적을 쌓았다. 다만, 최근 구원 투수로만 활약해온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간도는 2015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불펜 투수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팀을 옮겨 6월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선발 한 축을 맡아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날 투구를 지켜본 김 감독은 오간도의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간도는 키 193cm의 장신으로 릴리스포인트가 높아 상대팀이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팔 스윙이 짧고, 빠르게 넘어와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에 애를 먹을 것으로 기대된다.
야구를 대하는 진중한 태도도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메이저리그 경력이 높은 투수 중 하나지만, 감정 기복 없이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오간도는 본인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스스로 훈련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오는 15일 연습경기에 첫 실전 등판할 예정이다.
관건은 실전투구다. 불펜 투구에서 오간도의 구위는 입증됐지만, 실전경기에서 타자를 대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변화구가 국내 타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오간도는 투심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여러 구종을 던진다. 한두 가지 변화구가 국내타자들을 상대로 통한다면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한편, 한화는 오간도와 짝을 이룰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의 계약을 조만간 끝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 스카우트 부분 담당자가 미국 현지로 떠났다. 보통 담당자의 현지 파견은 계약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계약서 사인과 메디컬체크 등이 완료되면 바로 스프링캠프로 합류하게 된다.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는 이름값보다는 실력과 건강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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