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의 이동 불편 및 보호자 경제적 부담 줄이기 위해 필요
두살 때 당한 교통사고. 그로 인한 뇌병변 장애 1급. 건우가 9살이 됐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이유다.
가만히 두면 몸이 틀어진다. 건우는 매일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서 재활치료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거리를 전전해야 한다. 대전에는 건우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재활치료를 위한 병원도 부족하다. 때문에 건우의 부모는 서울과 인천으로 병원을 찾아야했다.
건우같이 장애를 가진 아동은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세 이하 장애아동은 9만여명에 달한다.
대전시만 하더라도 2582명. 이 가운데 중증장애아동은 18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아 장애의 경우, 조기발전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전문 의료기관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 1곳 뿐이다. 이마저도 민간이 운영하는 곳이다. 장애아동의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과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도 적잖다는 이야기다.
대전시가 국립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대선 공약으로 제안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발의됐다. 국가 및 지자체가 재활병원 건립 비용을 보조하고, 출연 근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건우의 이야기에서 비롯돼 ‘건우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려 있던 수많은 장애아 부모들의 기대도 일순간 무너졌다.
20대 국회에 들어서 지난해 9월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을) 등 80여명의 의원들이 이 법안을 다시 발의했다. 현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로 회부된 상태다. 그럼에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별다른 진척은 없이 지지부진하다. 시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대선주자들에게 공약에 반영할 것을 제안한 것이 이 맥락에서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장애아동과 가족들에겐 병원 건립이 무엇보다도 간절한 소망이자 가장 큰 희망사항이다.
시 관계자는 “병원 건립에는 소아 아동의 적기치료 및 재활을 통해 조속한 사회복귀 및 자립 지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공공의료 강화로 사회간접비용 절감 및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시가 구상하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은 150병상, 종사자 110명 규모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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