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평가제도로는 비용대비 편익 확보 곤란
트램 특성 전혀 반영안되는 불합리성 지속 우려
전국에서 트램(노면전차)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와 지자체들이 트램 도입 활성화를 위한 현행 평가체계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팀장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트램은 경전철의 3분의 1, 지하철은 8분의 1이라는 경제적 건설비과 일자리 창출효과, 도시 미관 및 지가 상승의 도심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곽 팀장은 이같은 장점에도 타당성 평가체계의 개선과 관계 법령의 정비 등의 선결 과제가 충족되지 않고서는 트램 활성화를 기대키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행 평가체계에서는 트램 건설시 발생하는 도로 감소로 인한 부편익에 비용대비 편익 확보가 곤란하고, 도로 위주여서 트램이 가지는 접근성과 쾌적성, 보행여건 개선 등의 장점이 미반영되기 때문이다. 사례가 없기에 비용이 과다 계상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려운 것도 한 이유로 꼽았다.
곽 팀장은 또 “전주시와 울산·창원시가 정부 승인을 받아 기본설계까지 했다가 모두 취소했는데 선례가 없어 기술적·제도적으로 미비했기 때문이고, 자동차와 보행자 등 사회적 실험을 통한 시행착오 최소화 및 현장 매뉴얼이 완성돼야 한다”면서 실증 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성봉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도 “사업추진을 위한 합리적 추진기준 및 방법의 부재로, 트램사업이 저평가받는 상황”이라며 “트램 투자평가를 도시철도와 동일하게 분석해 트램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평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교수는 도시철도와 다른 트램의 접근성와 이동성을 고려한 편익 개선 방안과 국외 트램사업 평가시 반영한 항목등을 검토, 효율적 비용산정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자체장들도 트램 도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잇따라 촉구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교통수단이자 도시 문화·품격을 바꾸는 기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트램 도입의 이유”이라고 전제한 뒤 “처음 하는 사업이다보니 현재의 투자 평가 심사제도가 트램 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트램을 도입하려는 10여개 도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방식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트램이 운영하기까지는 아직 법과 제도 정비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면서 “그동안 많은 분들의 관심과 헌신의 결과, 트램 3법 중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이 개정·공포됐지만, 트램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트램 3법의 개정만 아니라, 예비타당성 조사로 대표되는 투자평가체계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권 시장의 요구에 힘을 실었다.
이번 토론회에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민홍철(더불어민주당)·윤영일(국민의당)·이우현(새누리당) 등 여야 간사, 조승래·권석창·이은권 의원 등이 참석해 트램 도입에 힘을 실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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