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민심과 중도 보수표심에 영향 줄 듯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가 오는 9일 대전을 전격 방문, 지역 언론사 사장단과 만찬을 하며 충청 민심 수렴에 나선다.
김 전 대표의 방문은 문재인 전 대표의 7일 대전 방문 이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풍’ 확산을 막고 ‘안풍’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만찬을 준비한 대전 출신의 최명길 의원(서울 송파을)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 충청 민심을 살펴보는 자리라며 안 지사를 돕기 위한 방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계로 분류되는 최 의원과 김성수 의원이 동행하고, 정작 대전권 의원은 회동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최 의원의 설명과는 달리, 충청 정가에선 김 전 대표가 충청대망론의 ‘주류’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비(非) 문재인’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지사가 세종과 충남에선 문 전 대표에 비해 앞서거나 대등하지만, 대전에선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힘이 부치는 양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논란을 빚는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맹목적으로 욕할 일이 아니다”며 엄호 하고 나서는 등 ‘친안’ 발언을 내놓고 있다.
‘중도 확장’을 고리로 한 민주당 내 ‘비문 그룹’과 여야를 막론한 ‘빅텐트’를 다시 치기 위한 공감이 두 사람 사이에서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대 교체를 요구하고 나선 안 지사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충청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 10여 명이 갈 둥지를 틀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김종인 계’와 힘을 모은다면 새로운 대선판이 그려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청권 친문측은 김 전 대표가 내놓을 이날 언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지사는 김종인 전 대표가 더민주 비대위원장을 당시,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어수선한 상황임에도 지난해 2월 24일 안 지사는 국회를 찾아, 김 대표와 ‘독대’를 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비대위 대표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주선했다. 현재 박 전 의원은 안 지사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뛰고 있다.
김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인연은 지난 2013년 3월 1일 김종인 전 대표를 충남도청으로 초청, 명사 특강을 한 것을 계기로 그 후 2~3차례 개인적 만남과 식사를 같이하며 친분을 다져왔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1987년 개헌 당시에 헌법 제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의 조항 신설을 주도한 만큼, 안 지사가 경제 민주화 이슈를 선점해 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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