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대학들을 보면 두더지 게임이 연상된다. 두더지들은 각자 틀속에서 나가보려고 하지만 여지없이 망치 세례를 받을수 밖에 없고, 맞지 않으려면 굴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된다.
평가와 예산이라는 망치로 개성있게 굴밖으로 나가려는 대학 두더지를 두둘겨 잡는 모습이다.
지방대학은 더욱 그렇다.
평가를 통해 저조한 점수를 받으면 예산지원과 장학금 혜택에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학생모집이 어려운 지방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더더욱 시키는 대로 얻어맞지 않게 몸을 사릴수 밖에 없는 이치다.
평가라는 것이 그렇다.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때가 많다. 수치로 나열할수 있는 하드웨어 부분을 점수화 할수 있지만 인적 능력, 가능성 등 소프트웨어 부분을 점수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와 기존에 아무도 하지 않던 도전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교육부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문은 지난해 9월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열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제안한 것이다. 안 의원은 “국가와 지자체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해야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중앙교육부가 교육청을 지원하는 형태인데 우리는 반대로 (교육부가) 지시하고, 명령을 내려 교육자치를 막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도 교육부 폐지 목소리는 잇따랐다.
총장들로 구성된 대학교육협의회도 최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라며 촉구성명을 냈다.
교육부를 개혁하라가 아니라 없애라고 급진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총장 선거제도를 변경한 대학에 한해 예산지원을 하는 방식 등의 제도 개혁 방식이 대학들에 불신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망치를 쥐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얻어 맞는다는 느낌을 대학들이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세기의 발명은 잘 짜여진 틀이 아니라 다소 엉뚱한 시도와 연구에서 만들어진다. 망치를 쥐고 상아탑을 잘 짜여진 틀에 담는 시대착오 적인 발상은 거두라.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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