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두더지 게임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두더지 게임

  • 승인 2017-02-06 15:28
  • 신문게재 2017-02-06 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두더지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두더지가 자신의 굴에서 나오면 망치로 두더지를 때리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이다. 수십마리의 두더지가 있지만 어떤 두더지를 잡았는지 두더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소리를 내며 망치에 얻어맞고 자신의 굴속으로 들어가는 두더지만 기억이 날 뿐이다.

교육부와 대학들을 보면 두더지 게임이 연상된다. 두더지들은 각자 틀속에서 나가보려고 하지만 여지없이 망치 세례를 받을수 밖에 없고, 맞지 않으려면 굴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된다.

평가와 예산이라는 망치로 개성있게 굴밖으로 나가려는 대학 두더지를 두둘겨 잡는 모습이다.

지방대학은 더욱 그렇다.

평가를 통해 저조한 점수를 받으면 예산지원과 장학금 혜택에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학생모집이 어려운 지방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더더욱 시키는 대로 얻어맞지 않게 몸을 사릴수 밖에 없는 이치다.

평가라는 것이 그렇다.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때가 많다. 수치로 나열할수 있는 하드웨어 부분을 점수화 할수 있지만 인적 능력, 가능성 등 소프트웨어 부분을 점수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와 기존에 아무도 하지 않던 도전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교육부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문은 지난해 9월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열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제안한 것이다. 안 의원은 “국가와 지자체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해야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중앙교육부가 교육청을 지원하는 형태인데 우리는 반대로 (교육부가) 지시하고, 명령을 내려 교육자치를 막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도 교육부 폐지 목소리는 잇따랐다.

총장들로 구성된 대학교육협의회도 최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라며 촉구성명을 냈다.

교육부를 개혁하라가 아니라 없애라고 급진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총장 선거제도를 변경한 대학에 한해 예산지원을 하는 방식 등의 제도 개혁 방식이 대학들에 불신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망치를 쥐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얻어 맞는다는 느낌을 대학들이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세기의 발명은 잘 짜여진 틀이 아니라 다소 엉뚱한 시도와 연구에서 만들어진다. 망치를 쥐고 상아탑을 잘 짜여진 틀에 담는 시대착오 적인 발상은 거두라.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