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국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
김재국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두통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편집자 주>
▲전 인구의 90% 이상이 겪는 두통=두통은 전 세계 인구의 약 90% 이상이 일생에 한번쯤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자의 66%, 남자의 57%는 1년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두통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통의 원인은 현재까지 300여 개 이상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상당히 많다. 이 중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일차성 두통,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진단 및 치료방법과 예후가 달라져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
일차성 두통은 크게 만성 반복적인 편두통과 만성 지속적인 긴장성 두통, 군집성으로 나타나는 군발 두통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두통의 대명사인 편두통의 특징은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두통이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게 아프고 구역 혹은 구토가 동반되며, 이러한 두통이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되는 것이다. 주로 머리 한쪽에서 치우쳐 나타나며 소리, 빛, 냄새, 움직임 등에 의해 두통이 악화된다. 그러나 머리 한쪽 부분만 아프다고 모두 편두통은 아니므로 이상이 느껴질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적 약물요법은 막연하게 계속할 필요는 없으며, 3~6개월 주기로 관찰하되 편두통 발작이 경감되거나 빈도가 감소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되면 일단 중지한다.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평소에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만성 지속성 두통의 대명사인 긴장성 두통은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전체 인구의 약 30~78%는 일생에 한 번은 이러한 형태의 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장성 두통은 보통 스트레스나 정신적 긴장에 의해 유발된다. 대개 양쪽 머리에 나타나며 무겁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오전보다는 오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나 움직임에 의해 악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 전환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두통을 피하고 싶다면, 식습관 개선부터=두통은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병리현상으로,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이 두통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실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은 스트레스나 수면장애만큼 두통의 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두통의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면, 즐겨 먹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식생활 습관을 참고로 할 때, 소량이나마 꼭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되 소량의 밤참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은 서서히 소화되어 온종일 혈당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아침에 생선이나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대사를 방해하므로 피하도록 하는 반면, 섬유성분이 많은 식사는 혈당치를 안정시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도록 돕는다.
또한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아프면 취침 전에 가벼운 음식을 먹고 자는 것이 좋다. 특히 너무 일찍 저녁식사를 하거나 소량의 저녁식사를 한 경우에는 수면 중 혈당이 평소보다 두통을 일으킬 만큼 떨어질 수 있다.
▲카페인과 두통, 어떤 연관이 있을까=카페인의 경우 일차적으로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 카페인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두통을 유발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재국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경우 카페인 섭취에 의해 일시적으로는 두통이 완화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카페인은 오히려 혈관확장작용을 일으켜 두통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커피를 많이, 그리고 자주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수축된 혈관이 반동적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이럴 때 커피를 다시 마시면 머리가 덜 아프기는 하나, 그 이후에 또다시 이러한 카페인 금단성 두통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서서히 커피 마시는 양과 횟수를 두잔 이하로 줄여나가야 한다. 또 카페인은 커피 이외에도 홍차, 코코아, 콜라 등에도 함유되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재국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 발작이 1개월에 4회 이상 일어나거나, 발작횟수가 1개월에 1~2회 일지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예방적 약물요법이 필요하다”며 “두통은 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지나친 걱정이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키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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