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젊음 강점 속 안정감, 경륜에는 의구심
‘다크호스’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가 19대 ‘대선 가도’ 한 달 만에 ‘빅 3’로 급부상하면서 전국적인 유력 후보로 대약진하는 모양새다.
특히, 충청대망론 여권의 한 축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충청뿐 아니라 ‘비(非) 충청’에서 안 지사에 거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4.5%에 그쳤던 지지율이 한 달 새 두자릿 수(10%대 )로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야권 적합도 조사에선 문 전 대표와 양강 구도 체제에 들어갔다.
그가 내세우고 있는 ‘시대 교체’가 청장년층에서 공감하는 기류가 관측되면서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페이스 메이커’가 아닌 ‘진짜 선수’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본보는 전국의 취재망을 통해 안 지사를 바라보는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강원권, 제주권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취재원 표기는 본인들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했다.
‘최대 표밭’인 서울에 사는 오 모(여, 28)씨는 “ 홍대 인근 편의점 포차에 안 지사가 들렀는데 많이들 알아봤다는 얘기를 들었고 지하철에서 시민들이 안 지사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수도권에선 아직까지 피부로 확 와 닿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구에 사는 손 모씨(52)는 “기회는 왔으니깐 안 지사가 기회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관건”이라면서 “50대 정치인들이 뭔가 바꿔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국민들 사이에 분명히 있다”고 안 지사를 높이 샀다.
그러나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걸 모두 동의는 하지만 안 지사가 국가라는 큰 공동체를 끌어갈 만큼 젊음 이외에 안정감이나 경륜 등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안 지사가 충청과 함께 텃밭으로 삼는 전라권은 정서와 관련, 광주에 사는 강모 씨(63)는 “전라도 분위기는 괜찮은 것 같다. 장점은 젊은 사람이 철학이 있어 보인다”며 “다만 아직 이르지 않나. 차차기 정도 아니겠느냐”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호남권에선 국민의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안 지사가 공략을 잘 하면 문 전 대표와 경선에서 한 번 겨뤄 볼만 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강원도 춘천에 거주하는 강 모씨(여, 40)는 우선 안 지사의 부인인 민주원씨가 춘천 동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합리적인 균형감각이 있고 도정을 펼치면서 작은 나라를 운영하는 경험이 있어 국가운영 능력과 조직관리 능력, 현대사회 논란이 돼있는 쟁점 사항에 대해 균형감각을 갖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극복해야 할 점으로는 “젊은 사람이 느끼는 이러한 강점이 노년층에선 약점으로 보일 수 있어, . 그걸 상쇄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시에 사는 정 모씨(37)는 “시대 교체 정신에는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하지만 정치적 실험들이 성공할지 여부에 아직 확실한 어떤 믿음이나 신뢰 이런 부분은 아직 불확실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방송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는 “50대 젊은 정치인이라는 것과 과거 친노 패권주의를 탈피해 중도권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 . 중도지형에서 광역단체장을 함으로써 확장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폐족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사드 배치 등 지금처럼 안보관이 끝까지 유지될지 의심스러워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오주영, 서울=황명수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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