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도권 굳히기, 안희정 ‘文 대세론’ 꺾나 촉각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권 불출마 선언으로 충청대망론 한쪽 날개를 잃은 지역 정치권이 후속대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전 총장 중도포기로 좌표를 잃은 보수진영에선 망연자실함 속 대체재 물색에 나서는 등 후폭풍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도 반 전 총장 지지율 흡수 전략수립 등 혼란한 대선레이스 속 정권교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권 굳히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범여권은 일단 ‘반기문 대체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눈여겨보고 있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이후 벌인 여론조사에서 공식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10% 안팎의 지지율로 보수진영의 자존심을 지켜줄 ‘히든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반 전 총장을 대체카드로 거론되고 있지만 1~2%로 낮은 지지율이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에선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진보진영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다시 맞출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충청출신으로는 정운찬 전 총리도 있지만, 자신이 “국정농단 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어 보수와 손잡을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 전 최고는 모두 네 번째 대권도전으로 축적된 경험과 지역 보수층에서 그럴대로 탄탄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그는 2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황 대행이 범여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황 대행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총리가 아니라 직무 정지된 대통령을 대행하고 국가위기를 관리하는 유일무이의 최고 정점에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찬우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충청권 언론과 오찬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 불출마에 따라)답답한 심정이지만 하루속히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카드를 찾아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함께 가야 한다”고 대선정국에서 범보수의 단합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경우 반 전 총장 낙마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세론 가속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독주 속 여야 다른 주자들로부터의 견제가 집중될 수 있다는 것에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일단 안철수 전 대표 중심으로 자강론에 힘을 쏟으면서 개헌을 고리로 손학규 전 민주당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 등과 ‘스몰텐트’를 모색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같은 야권 움직임 속에 충청에선 최근 지지율 급상승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안 지사가 그동안 반 전 총장과 나눠 가졌던 충청대망론 표심을 상당수 흡수하면서 문 전 대표의 대항마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23.7%를 얻은 안 지사는 31.4%의 문 전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
상승세가 계속되면 2위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따돌리고서 결선투표에서 대역전하는 시나리오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경선 예비후보등록 직후 이같은 충청의 기대에 대해 “충청뿐만 아니라 광주, 부산, 대구 시민들이 따로 있을 수 없으며 새로운 희망과 정치, 상식이 통하는 나라의 희망을 얻고 싶다”며 “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은 충청과 호남 영남에도 있다”고 해석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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