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이원석, 백정흠 교수팀이 한국인 대장암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RAS(종양 관여 유전자) 유전자 돌연변이의 빈도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결과, 한국인 대장암 환자는 전체 40%의 환자에게서만 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으며 나머지 60%의 환자는 표적 항암 신약의 효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었다.
전세계적으로 대장암 표적 항암제는 불과 26~41%의 환자에게만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낮은 반응률은 RAS 유전자 돌연변이와 개연성이 높다.
이번 연구 대상자 중 36.2%, 즉 47명의 환자에게서만 RAS 유전자형 중 가장 대표적인 돌연변이인 K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었다.
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대장암 표적 항암제(세툭시맙) 사용 시 걸림돌이 되는 주요 유전자 이다. 세툭시맘은 대장암의 표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차단해 암의 성장을 억제한다. 기존 항암제와 병행 사용 시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면 표적 항암 신약은 효과가 없다.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이원석 교수는 “기존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RAS 유전자 돌연변이 비율은 밝혀진 것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대장암 환자들은 신약에 대한 반응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개발된 표적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부작용은 적지만, 투약 전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용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개발된 대장암 표적 항암 신약 세툭시맙은 기존 항암제와 같이 사용할 때 암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율을 30% 이상 높인다. 또 항암제 사용 시 흔한 구토, 설사, 탈모와 같은 부작용은 낮다.
◆ 대장암,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
대장암은 국내 암발생률 중 갑상선암을 제외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장암은 지난 2014년 총 2만 6978명의 환자가 발생해 위암 2만 985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발생률로 높고 보면 위암이 13.8%로 1위, 대장암이 12.4%로 2위를 차지했다. 대장암은 생존율이 76.3%에 달해 비교적 높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연령, 식습관, 유전적 요인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지만, 젊은 층에서도 발견된다. 식습관의 경우 주로 고열량의 고지방, 저섬유소 음식물 섭취 식습관 시 발생률이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도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대장암인 경우 대장암 발생률은 약 3배 정도 높아진다.
대장암이 생기면 항문 출혈과 배변습관의 변화가 이뤄진다. 주요 증상은 설사, 복부 종괴, 변비 등이 있다. 다만 항문 출혈이 생기더라도 대장을 통과하며 변색되면 잘 알 수 없다. 자기도 모르게 만성출혈이 생기면 피로감이나 허약감, 숨이 차는 등의 빈혈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출혈이 있을 때는 선홍빛의 피가 대변과 함께 나오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검사는 혈액을 시약으로 검출하는 대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검사로 한다. 치료는 주로 수술적 방법이 사용되는데, 대장암 부위를 따라 절제해 관련 임파선이나 혈관을 근위부에 절제해 시행한다. 또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나 미용적 측면, 조기 회복 등의 장점으로 많이 사용된다.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면역요법 등이 추가로 사용된다.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백정흠 교수는 “식습관 중 지방의 비율을 낮춰 저지방 고섬유소 식사를 해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며 “규칙적인 생활과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소화기 계통에 활력을 부여해 소화, 흡수, 배설을 원활하게 해 대장암 발생을 줄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장내시경을 주기적으로 받으며 조기 검진하는 것도 대장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주관철 기자 jkc052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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