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지난 16일 'KBS N 스포츠'의 시사프로그램 '합의판정-강원FC 쇼크'에 K리그 클래식 1부 리그로 승격한 강원FC 조태룡(53) 대표이사가 챌린지(2부 리그)에서 올라온 비결을 말했다.
조태룡 대표는 7년 동안 넥센 단장을 맡은 뒤 “1년 안에 망한다”던 넥센을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팀으로 만든 넥센의 영웅이다.
2009년 단장으로 취임한 조 대표는 히어로즈가 구단 존립이 위태로울 만큼 어려웠고, 창단 첫해인 2008년 80억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그해 투자비 포함 250억 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해 우리담배와의 스폰서십 계약이 파기되면서 결국 히어로즈는 2009년에 1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당시 야구계에선 “히어로즈가 1년 안에 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보란 듯이 그 같은 예상을 깨고 2010년 총 150억 원을 벌어들이며, 적자를 10억 원으로 줄였고, 한해 300억 원 매출 규모의 구단으로 발전했다.
조 대표는 이날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사장을 바꾸면 팬들이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하며, 대표의 임기가 보장돼야 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부임 후 구단의 연봉 총액을 보고 너무 작아서 황당했다고 한다.
보통 지자체들이 한 해 약 30억 정도 내는데 그렇게 해서 계속 지는 사업 하고 싶은지를 어필하며 경영자를 제대로 뽑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구단이 발전할 수 있다는 설득을 했다고 한다.
10억 정도 선수가 30명 정도, 300억 원 정도가 뛰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과 지속적으로 5년 정도만 투자하면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 시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고 한다.
조 대표는 이외에도 프로구단을 멀리 보고 운영해야 되며, 스타마케팅과 선수영입의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됨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부임 후 스타 선수 영입과 기업 스폰서 유치 모두를 해 냈으며, 스폰서에게 기업 매출을 반듯이 올려주겠다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대표 스스로가 언론과 SNS 활동을 강화하고, 축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커다란 문화콘텐츠로 확장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스포츠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조 대표는 “프리미어리그 중계시 23대의 카메라 댓 수를 보라. 두 대의 카메라로 중계하는 K-리그를 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라며 일침을 놓았다. 수백 배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축구인데도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6만8000여 명의 도민 주주가 만든 강원FC는 자본금 90억원이 완전 잠식된 상태로, 작년 초만 해도 '해체'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대전시티즌은 강원FC의 상황과 매우 똑같다.
대전시티즌의 윤정섭 대표는 지난해 12월 16일 대전시의회 김종천 의원이 주관한 스포츠산업 세미나에서 대전시티즌의 활성화 방안으로 “관중증대-수입 증가(입장권, 광고유치)-선수단 재투자-경기력 상승- 관중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개정된 스포츠산업진흥법안을 활용해 대전월드컵경기장 내 대형마트, 복합영화관, 예식장, 각종 요식업 등을 유치해 구단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무언가 방향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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