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입찰 탓에 대기업 보다 저렴한 업체 낙찰
학생들 대기업 제품 아니다 보니 구매 꺼려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학부모 주관 공동구매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대전 지역의 경우 참여율이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16학년도 중ㆍ고등학교 신입생 중 학교주관 공동구매를 이용한 국ㆍ공립학교 학생은 총 2만4753명 중 1만740명으로 평균 43.3%(중 43.9%, 고 42.7%)에 불과했으며, 사립학교는 1935명 중 1285명 66.7%(중 30.5%, 고 73.5%)였다.
학교주관 공동구매제도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대부분 학생들이 대기업 브랜드의 교복을 선호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중ㆍ저가 업체가 선정된 A공립중학교의 경우 2016년 신입생 275명 중 37명(13.4%)만이 학교주관 공동구매에 참여했으며, B사립중학교 또한 105명 중 10명(9.5%) 수준이었다.
73.5%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한 사립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중ㆍ저가 업체가 낙찰된 C고와 D고는 각각 307명중 150명(48.8%), 279명 중 165(59.1%)명이 참여한 반면, 대기업이 낙찰된 E고는 355명 중 318명(89.5%), F고는 352명 중 296명(84%), G고는 318명 중 257명(80.8%)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중ㆍ저가 업체에 돌아간다. 저렴한 가격에 교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물량 확보가 필수지만, 이용률이 저조하면 그만큼 손해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주관 공동구매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국ㆍ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는 의무사항이 아닌 탓에 공동구매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대전 지역만 해도 지난해 기준 사립중학교는 16교 중 4교만 참여했으며, 고등학교는 28교 중 5교만 참여하는 수준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는 사립학교에 대한 민원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며 “이외 신입생 수가 1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의 경우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분도 해결야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복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제도의 홍보강화가 유일하다”며 “사립학교의 경우도 서울이나 광주는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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