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이 차별 없이 우리 사회에 어우러지기 위해선 소수 수혜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나 축제보다 그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늘리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다문화가정에 대한 임시 복지정책보다 내국인의 인식개선과 포용을 위한 정책 시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혜진 대전여성가족정책센터장(대전세종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책임연구위원ㆍ사회학 박사)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나 결혼이주자 등 다문화사회 속 외국인의 사회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며 “의사결정이나 지역사회단체, 봉사활동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 내국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가며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을 통해 다문화 인재의 활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센터장은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내국인의 인식개선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한 법률 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센터장은 “문화다양성 정책 패러다임을 반영해 내국인의 다문화 이해 증진과 수용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외국인이 한국문화에 일방적으로 따르던 동화주의에서 포용과 통합을 목적으로 한 법률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경 배재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도 외국인과 내국인의 양방향 소통을 강조하며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의 다문화정책은 결혼이주민이나 그들의 자녀, 가족에만 국한된 것이었는데 진정한 사회통합은 양방향으로 진행되는 만큼 내국인과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 갓 들어온 외국인의 경우 기본적인 언어와 문화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익힌 다음에는 그들끼리의 활동이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동 주민센터 자치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문화다양성 확대와 안착을 위해선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교수는 “표면적으론 많이 드러나진 않지만 온라인상으로 보면 아직도 반다문화주의 경향이 있다”며 “온라인 혐오표현 등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의 초점을 결혼이주민을 넘어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등으로 확대하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안했다. 또 다문화가족 자녀를 위한 관심과 정책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주 센터장은 “연령대별 다문화ㆍ인권ㆍ평등 교육을 의무화하고 체계적인 계획과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다문화학생 교육에 대한 점검과 지속적인 개선 프로그램도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 대전시 건강가정ㆍ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도 “다문화가정 내 자녀가 성장하며 마주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선 부모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존감을 갖고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의 심리상담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양육상담을 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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