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인삼공사 김해란 선수 = KGC인삼공사 제공 |
KGC인삼공사 끈질긴 수비로 3위 기록… 봄배구 가능성 보여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가 2016-2017 NH농협 V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전 KGC인삼공사의 선전을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다. 2년간 최하위에 머문데다 주전 공격수 백목화, 이연주의 은퇴로 전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에 결과가 나왔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KGC인삼공사는 어느덧 봄 배구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현재(1일 경기 전)까지 12승10패 승점 36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돌풍에는 ‘수비의 신’김해란(33)이 자리 잡고 있다.
김해란은 상대팀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어떤 공격도 쉽게 허락하는 법이 없다. 김해란의 끈질긴 수비는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2005년 도로공사에 입단한 김해란은 프로 13년차 베테랑이다. 프로생활 동안 수비와 관련된 상들을 휩쓸었다. 2015-2016시즌에는 V리그 남녀부 최초로 1만수비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현대건설전에서는 7500디그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해란은 333경기에서 7,509개의 디그를 성공시켜 2위인 남지연(6329개<1월31일 기준>·IBK기업은행)과 1000개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세트 당 디그 숫자만 봐도 5.908개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다. 부상 없이 꾸준히 달성한 의미 있는 기록이다.
김해란은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월드그랑프리,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런던 및 리우올림픽 등 국가대표 단골 멤버로 활약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김해란을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고 극찬했다. 서 감독은 “김해란에게 수비 라인 조정 등을 맡기는 편이다. 코트에서 보면 더 잘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김해란이 있으면 수비 포메이션 짜기가 수월하다. 여기에 해란이가 주변 선수들에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라고 조언을 하더라.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KGC인삼공사 선수들도 “해란 언니가 수비에서 조언해주는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존재감을 인정했다.
김해란은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시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달 31일 대전 현대건설 전에서 승리(세트스코어 3-0)하면서 3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레프트 최수빈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을 이탈했다. 얼마 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장영은에 이은 악재다.
김해란은 “5라운드인데 부상자가 나와서 분위기가 처질 수도 있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 메워주면 된다”면서 “부상 선수들을 잘 달래줘야 한다. 또한, 다시는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시합이나 연습할 때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해란은 “지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욕심이 나더라. 결국, 그날 경기에 패했다. 현대건설과의 경기에 앞서서 선수들과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지금 봄 배구를 넘어 그 위까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경기 한경기 재미있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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