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문미옥 의원과 이공계 학생 간담회 열어
학생들, “굵직한 이슈 탓에 미뤄졌지만, 불안감 사그라지지 않아”
조기 대선과 최순실 국정 농단 등 굵직한 이슈에 묻힌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론’이 여전히 이공계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국을 고려해 최소 1∼2년 내에는 특례 전면 폐지라는 국방부의 결정이 없다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공계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가 달린 만큼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론은 꾸준하게 예의 주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달 31일 오후 2시 국회 국회의원회관에서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을 비롯해 전국 이공계 학생 대표로 구성된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했다.
이날 자리에서 학생들은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론으로 인한 그들의 미래와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앞으로 대응과 대책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공계 병역특례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산업기능요원은 특정 자격증을 갖고 중소기업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 병역을 대체하는 것이며, 전문연구요원은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가 병무청 지정 연구기관에서 R&D(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며 군 복무를 대신하는 제도다.
국방부는 작년 5월 갑작스럽게 2020부터 2022년 대체복무 인원을 줄이고, 2023년에는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포함한 대체복무를 일괄 폐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구 감소에 따라 입영 인원이 줄어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KAIST 등 주요 대학과 학계ㆍ산업계ㆍ미래창조과의 반발은 거셌고, 이후 지금까지 국방부는 묵묵부답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수면으로 드러난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언제 시행될지 모르는 국방부의 특례 폐지안에 전국의 이공계 학생들은 미래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에 대한 대안과 대책이 여러 가지 모색됐다.
기존의 이공계 병역특례 안을 전면 폐지가 아닌, 어느 정도의 수정을 거친 안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학생들이 전문연구요원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영어ㆍ국사 시험)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밖에 국방부에 이공계 학생들의 R&D가 직접적으로 국방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논의도 진행됐다.
문미옥 의원실 관계자는 “이공계 병역특례가 폐지되면 중소기업 인력은 물론 이공계 기피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등 인재 해외 유출 등을 불러올 것”이라며 “지금 당장 이공계 병역특례가 폐지되지 않더라도 이는 꾸준히 논의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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