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지역 블랙홀 현상에 세종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 ‘빨대 효과’가 이제는 대전(충청)지역에 본부를 둔 공공기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은 지역에 지사만 남겨둔 채 본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자체 세수 손실은 물론 상권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공공기관들이 중앙정부부처와 가까운 대전본부를 세종시로 잇따라 옮기면서 공공기관들의 세종행이 초읽기가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인근 지역 블랙홀 현상이 지속되자 세종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1일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동구 삼성동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를 시작으로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가 오는 2018년부터 세종시 이전이 예정돼 있다.
가장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가 오는 2018년 3월 세종 신도시 아름동(1-2생활권)에 있는 공공기관 집적화단지에 터를 잡는다. 대전본부는 대전, 세종ㆍ충남ㆍ충북을 관할하고 있다. 본부 소속 140명 중 고객센터 40명을 제외한 100여명이 세종시로 온다. 대전 관할 4개(동부ㆍ서부ㆍ중부ㆍ유성) 지사는 그대로 남아 지역 업무를 담당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원주에 본사를 두고 있어 중간 거점 역할을 하는 지역본부의 필요성에 따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도 2019년 12월 아름동 공공기관 집적화단지로 온다.
약 400여명이 근무하게 될 세종에는 대전본부를 비롯해 5개 광역콜센터, 세종지사가 입주한다. 국민연공단 역시 충청권을 담당하고 있다.
서구 변동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도 세종 신도시 소담동(3-3생활권)에 입주가 예정돼 있다. 유성에 위치한 대전·충남본부 세종전력지사, 조치원 세종지사도 동반 입주한다. 이전 시점은 2020년 10월이다.
이처럼 세종시가 충청 지역의 블랙홀이 되자 지역 내 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근 지역이 아닌 타지역 인구와 기업 등을 유치해 주변 도시와 상생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세종시 착공 10주년 출범 5주년을 맞은 현재 자족기능 확충에 필요한 대기업유치와 명문대학 신설이 더욱 시급한 상황으로 공공기관 등을 통한 지역 간 감정싸움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역 한 관계자는 “세종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근 지역과의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주변도시의 인구유입과 기업 유치 등은 서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종시가 2단계 개발을 맞은 만큼 행복청과 LH가 토지를 저렴하게 분양해 기업과 명문종합대학을 유치해야 한다”며 “이제는 충청권이 아닌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 도시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