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쳐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은 2월 초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하는 방안을 놓고, 박 대통령 측과 막바지 조율작업을 진행 중이다. 8일에서 10일쯤 대면조사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특검 관계자는 “2월 초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확정은 안됐다”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면조사 장소로는 청와대나 인근 안전가옥(안가)과 같은 제3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의혹, ‘비선 진료’ 의혹 등 주요 수사 사항의 정점에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식 수사 착수 이후 쌓아올린 수사성과를 토대로 박 대통령에 최종적인 질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면조사는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의 대면조사와 관련해 “조사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며 “일정이라든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측이 막판에 대면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대해서도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지난해 11월 특수본이 박 대통령을 최씨의 공범으로 규정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조사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 측이 특검 수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대통령 측은 헌재 탄핵심판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리며 대리인단 ‘전원 사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전원 사퇴할 경우 특검의 대면조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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