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문 사회부 기자 |
바로 운동부 학생의 수업 참가였다.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많은 훈련을 해야 하는데 운동부 학생의 출결석 관리가 대폭 강화돼 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감독은 공부할 준비가 안 된 운동부 학생들을 단순히 책상에만 앉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꾸준히 이야기됐던 부분이다. 예전에는 스포츠 성적이 곧 국위 선양이라 믿으며 국가가 전면에 나서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주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적은 인구에도 올림픽과 월드컵, WBC 등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운동에만 전념하다 보니 중도에 이탈한 운동부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났다.
체육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초 교양과 전공지식을 쌓지 않으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없으며, 유능한 체육 지도자와 사업가로 변신도 불가능하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해 통합체육회 출범에 따른 스포츠선진화 움직임과 '정유라 사건'이후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교육부에서 초중고 및 대학까지 이어지는 체육특기생들의 출결석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최저학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회 참가도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학사 관리 개선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까지 관행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와 같이 단순히 수업 출격관리만 강화하는 것은 지난 수십 년간 배출된 선수와 지도자,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교실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운동부 학생들이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업 능력에 따라 단계를 나눠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출결석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부학생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지금까지 나 몰라라 하던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한순간에 해결하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구조적인 개선책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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