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文 대안’ 주목, 최근 소통행보 주가상승
16대 노무현 세달 전 열세 뒤집고 ‘대역전극’
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경선레이스 돌입을 앞두고 충청잠룡들이 현재 열세인 대선판도 뒤집기에 사활을 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최근 주가상승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대세론’ 대안카드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며 총반격에 나설 태세다.
정치권에 따르면 4월 말 또는 5월초 이른바 ‘벚꽃대선’이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반 전 총장과 안 지사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아성에 힘이 부친 모양새다.
최순실 게이트 촉발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문 전 대표는 현재까지 30% 안팎의 지지율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설 연휴 직전인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다자구도에서 문 전 대표는 25.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반 전 총장이 16.3%로 2위를 차지했고 안 지사는 7.9%로 이재명 성남시장 8.5%에 이어 4위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달 중순 귀국 이후 반짝 ‘컨벤션’ 효과로 문 전 대표에 3%p가량 차이로 근접하기도 했지만, 그 뒤로는 지지율이 하락세다.
한일위안부 합의 논평논란, 친인척 비리연루 의혹, 민생행보 구설수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20%대 초ㆍ중반이었던 지지율이 10% 중반으로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지율은 변하는 것이다”며 총반격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개헌을 고리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과 접촉하며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칠 것을 구상 중이다. 개헌에 부정적인 문 전 대표를 겨냥하면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바른정당 등 보수진영과도 꾸준히 접촉 중이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안 지사는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3~4%에 머물던 지지율이 이제는 10%를 향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2017년 민주당 경선에서 기적과 돌풍을 몰고 올 것”이라며 경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물론 20%대 중반에서 30%까지 나오는 문 전 대표와는 격차가 작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안보 등에서 불안한 후보라는 인식이 생겨난 문 전 대표와 달리 안 지사는 보수와 진보 진영을 모두 끌어안는 행보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1위가 50% 지지를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제를 실시하게 돼 있어 안 지사의 막판 뒤집기가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90일 전후를 남겨 놓고 열세에 있던 후보가 대세론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가 있다.
16대 대선을 3개월여 앞둔 2002년 9월22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 31.3%, 정몽준 후보 30.8%, 노무현 후보 16.8%였지만, 본선에선 노 후보가 48.9%를 득표, 46.6%의 이 후보를 따돌리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현재 대선판도는 반 전 총장과 안 지사 등 충청잠룡들이 문 전 대표보다 객관적으로 뒤져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같은 판세가 설연휴 이후 어떻게 변할지 미지수다. 야권의 개헌론자들이 대선전(前)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구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최대 변수다.
또 각당 경선 레이스 전개양상과 황교안 총리 등 대선출마 등 의외의 경우의 수 등장 가능성도 있어 현재 대선판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 전 총장과 안 지사 등 충청잠룡들의 ‘포스트’ 설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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