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교체 對 문재인 정권교체
개헌 對 개혁..50대 후보들 세대교체론도 주목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 주자들 간 ‘프레임 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대권 레이스에 뛰어든 주자들이 다양한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각 주자들의 프레임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대선판을 주도하고 있는 프레임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권교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정치교체’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일성으로 ‘정치교체’를 내세우며 프레임 전쟁에 불을 붙였다. 문 전 대표의 “반 전 총장이 정권을 잡으면 그것은 정치교체가 아니다” 발언에 대한 반격이다.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과 박근혜 정권을 연결해 반 전 총장을 정권 연장 프레임으로 가둔 반면 반 전 총장은 기성 정치권의 변화를 강조하며 ‘정치 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개헌 시기를 놓고도 맞붙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선 전 개헌은 문 전 대표만 반대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를 ‘제왕적 대통령’으로 규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개헌파 인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개헌 이슈를 부각하는데 올인한 모습이다.
개헌에 공감대를 형성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의견을 나누고, 반 전 총장과도 개헌 논의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 대부분은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선 전 개헌’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촛불민심이 원하는 개혁을 막고, 집권을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개헌보단 ‘개혁’을 주창하면서 지지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재벌개혁과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내놓으며 개혁론을 이끄는 모습이다.
한일 위안부 협상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은 외교·안보 이슈 대결로, 법인세 인상과 상법 개정은 경제민주화 대결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각종 현안마다 ‘개혁 대 반개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50대 대선 주자들의 ‘세대교체론’도 주목되는 프레임 중 하나다.
이재명(53) 성남시장, 안희정(52) 충남지사, 남경필(52) 경기지사 등은 ‘50대 기수론’을 등에 업고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지사와 남 지사는 ‘세대교체론’ 설파에 가장 적극적이다.
안 지사는 공식 대선 출마 선언에서 “국민은 이 기회에 지난 세대의 낡은 관행을 말끔하게 버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남 지사 역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올드(old) 앤 뉴’(new)를 기치로 ‘경험 많은 50대의 구체제 청산’을 예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의 특성과 비전을 살린 잘 짜인 프레임에 지지층이 한 번에 몰릴 수 있는 만큼 프레임 전쟁은 대선판에서 중요하다”며 “정치교체와 정권교체, 세대교체, 개헌과 개혁 등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운 대선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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