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 대전선병원 응급의학과 실장 |
겨울철에는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골절 환자의 수도 증가세를 보인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빙판길에서 넘어져 골절을 입는데, 특히 노인들은 균형 감각이나 사고 위험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져서 골절상을 입기 쉽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운동량이 부족해 관절 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탓에 작은 사고에도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밀도가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관절(엉덩이) 골절은 노인 골절 중 가장 심각한 형태다. 가볍게 넘어진 듯해도 골절이 발생하기 쉬운데 주로 엉덩이뼈와 연결되는 대퇴골의 머리 부위에서 발생한다.
고관절 골절은 발생 즉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응급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관절 골절 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후 수개월동안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누워있게 되면서 폐렴, 욕창,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으로 인해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육박한다.
고관절은 체중 대부분이 전달되는 곳이기 때문에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필요에 따라 인공 관절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
기존에 허리디스크, 척추압박골절 등을 앓고 있거나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겨울철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척추골절은 넘어지거나 주저앉을 때의 충격으로 척추가 압박받으면서 생기는데 낙상으로 인해 척추가 골절된 경우 5년 내 사망률이 7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척추 골절 또한 장기간 누워 있으면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진통제 복용 후 보조기 등을 착용한 채로 일주일 이내에 움직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 척추 골절은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통증이 거의 없이 찌그러진 척추뼈를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다.
손목 골절은 길을 걷다가 넘어질 때 손을 땅에 짚으면서 발생한다. 골절이 발생하면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고 붓게 되면서 피멍이 생긴다. 손목골절은 뼈가 부러지자마자 제대로 치료받아야 손목 변형 없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통증과 부종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람이 넘어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을 키우곤 한다. 특히 고령일수록 아픈 것을 참거나, 부상 정도를 경미하게 여겨 찜질을 하거나 침만 맞다가 화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넘어진 후 통증이 있거나 부종이 있는 경우,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손상 부위를 고정한 뒤 심장보다 높이 올리고, 붓기가 나타날 때는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이 내린 뒤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기 위해 외출 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발은 등산화 같이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착용하고 보폭은 평소보다 10~20% 줄여 종종걸음으로 걷는 것이 안전하다. 넘어질 때를 대비해 장갑을 착용하고 걸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두꺼운 옷을 입어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도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몸이 따뜻하면 근육과 인대가 이완돼 다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야외에서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 후에 마무리 운동까지 하는 것이 좋다.
홍승우 대전선병원 응급의학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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