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직장의 앞쪽에 위치한 밤톨만 한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발생하는 암을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다른 장기의 암보다는 비교적 완치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병기가 말기에 이르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사망위험이 매우 커진다.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서양에서 주로 발병하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남성암 발병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점점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김진범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말로 전립선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김진범 교수(건양대병원 비뇨기과) |
전립선암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한다. 특히 50세 이후에 발생률 및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조직학적 및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은 다른 어떤 암보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속히 증가한다. 따라서 향후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전립선암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인종간의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의 차이는 매우 뚜렷하며 이러한 차이는 환경적 인자와 내인성 인자로 설명된다. 전립선암 발생률은 동양인에서 가장 낮고 스칸디나비아인에 서 가장 높다.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은 백인보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약 30% 가량 높다. 일반적으로 흑인은 진단 당시 병기가 높고, 동일 병기의 백인보다 생존율이 낮다.
전립선은 안드로겐(androgen)이라는 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장기이다. 정상 전립선 상피세포와 초기 전립선암 세포의 증식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촉진된다. 쥐를 발암물질에 단기간 노출시킨 뒤 전립선암 발생율과 발암물질에 노출시킨 뒤 장기적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한 군에서 전립선암의 발생율을 비교하면 후자가 전립선암의 발생율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 실험의 결과와는 달리 인체에서 성호르몬이 전립선암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는 특히 동물성 지방의 섭취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
▲증상=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전립선암이 확산돼 요도나 주위조직을 압박하거나 침윤하지 않는 한 배뇨곤란, 방광자극 증상 등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이 어느정도 발전한다면 몇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뇨, 배뇨통, 지연뇨, 배뇨시간 연장, 잔뇨, 세뇨, 혈뇨 등의 증상이 그 예다. 직장이나 회음부에 불쾌감이나 중압감이 생길 수 있다. 만일 골 전이가 진행되면 골의 동통이 일어난다. 요추와 골반 뼈에 골 전이가 일어나면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 좌골 신경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진단=전립선암의 진단은 직장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며, 암은 전립선 주변부(직장을 통하여 손가락으로 만져 볼 수 있는 부위)에서 시발하는 것이 약 75%이므로 전립선 주변부에서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결이 있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전립선 주변부 이외의 부위, 즉 중앙부와 이행부에 발생하는 25%의 조기암은 손가락 촉진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음파검사 및 전립선암에서 분비하는 종양지표 즉, 전립선 특이항원(PSA)을 혈액에서 검사하여 전립선암을 진단한다.
▲치료=전립선암의 치료방법에는 암의 진행정도와 조직검사결과, 전립선특이항원 수치, 환자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주요 치료법으로는 수술치료와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항암화학치료 등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개복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환자에게 최소 침습적으로 전립선암을 절제하는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
전립선암의 복강경 수술은 좁은 골반 내에 위치한 전립선을 절제하고 혈관과 신경, 괄약근을 보존하면서 암이 있는 전립선을 완전절제한 후 방광과 요도를 다시 연결해주어야 하므로 까다로운 수술이다. 방사선치료는 국소전립선암에서 수술 대신 시행할 수 있고 남아있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서도 실시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호르몬치료를 위주로 하며, 호르몬 치료에 효과가 없으면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김진범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너그러운 편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