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보건환경연구원 환경측정차량이 서산시 대산산단 주변 4개소에서 지난해 3차례씩 대기질을 측정하고 있다. |
대산단지 40여 업체서 유독물질 연간 1000t씩 배출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의 공기 중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농도가 전국 평균의 2배를 웃돌고 공장 밀집지역은 환경 기준치마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차례로 나눠 대산단지와 주변지역 대기 질 조사를 벌인 결과 공장밀집지 벤젠농도가 환경기준치를 1.5배 이상 초과했다.
대산단지는 50개 입주기업 가운데 석유화학 기초화학물질, 합성고무, 합성수지와 플라스틱 제조업 등 대기 배출시설업체가 40여 곳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대기 중에 부탄, 메틸 tert-부틸 에테르, n-헥산, 프로필렌, 2-프로판올, 자일렌, 에틸렌, 톨루엔 등 유해물질 77종을 연간 1000t씩 배출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산단지 공장 밀집지 벤젠농도는 2.27ppb로 환경기준인 연평균 1.44ppb를 1.5배 이상 초과했다. 조사대상인 4개 지역 평균은 1.12ppb로 울산시 석유화학단지인 여천동(2.16ppb)지역 보다 낮았지만, 전국 평균(0.41ppb)보다는 3배 가까이 높았다.
나머지 지점별 평균 농도는 도로변이 1.25ppb로 환경기준치에 육박했고 주거지(0.55ppb)와 해운항만지역(0.42ppb)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벤젠은 석유 나프타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탄화수소로 빠르게 기화돼 공기 속에 섞여 몸에 들어가 골수 조직에 해를 끼치는 1급 발암물질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비교적 짙은 농도의 벤젠이 대산단지 공장 밀집지에서 검출됨에 따라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에 대한 밀폐 및 회수시설 설치 등 적극적인 저감 대책을 지적하고 나섰다. 충남도 환경부서와 서산시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해 대책을 권유하고 주기적인 대기 질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산단지의 공기 중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NO2), 아황산가스(SO2)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환경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4개 지점에서 평균 50∼55㎍/㎥로 환경 기준(100㎍/㎥/일)을 넘지 않았다. 측정 지점별 차이도 크게 없었다.
이산화질소는 평균 0.016∼0.024ppm으로 24시간 환경기준인 0.06ppm 이내로 조사됐다. 3월이 4월과 10월보다는 상대적으로 농도가 짙었다. 주거지·공장 지역보다 도로변과 해안에서 다소 높았는데 화물자동차와 컨테이너, 선박의 배기가스가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아황산가스는 평균 0.003∼0.006ppm으로 환경기준 0.05ppm 이내에 들었다. 주거지나 도로변보다 공장밀집지와 항만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농도가 짙었다.
대기 비산먼지에는 중금속 성분인 칼슘(Ca), 알루미늄(Al), 철(Fe), 마그네슘(Mg), 망간(Mn), 납(Pb)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 조사는 대산단지 인근 주거지와 화물차통행 도로변, 공장 밀집지, 해운항만지역(대산4부두) 등 4개 지점에 대기이동측정차량으로 7일 이상 24시간 연속 측정 자료와 고용량공기포집기(HVAS)를 통해 24시간 채취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재중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조사는 대산단지 인근 주민들이 악취로 말미암은 생활 불편과 건강 피해 민원에 따른 것”이라며 “대기환경개선 정책개발 기초자료로 도와 서산시에 제공돼 대책 마련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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