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직 교육문화부 기자 |
이 기간 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급변했으며, 초ㆍ중ㆍ고등학생과 학교문화도 과거와 비교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변화했다.
그러나 배움터지킴이 사업은 같은 기간 동안 교육당국의 무관심 속에 사업의 취지가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도입 당시 학생들의 안전은 물론 일탈행동을 감시하고, 상담사 역할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기존 학교 경비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배움터지킴이의 취지가 퇴색된 이유는 만60세 이상부터 지원할 수 있도록 하한연령 제한은 뒀지만 상한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ㆍ고등학교에 배치된 배움터지킴이 302명 중 10.2%가 7~8년 이상 연속해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움터지킴이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하루 근무시간(6~8시간) 중 대부분을 학교 경비실에 앉아서 보내는 인력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교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학교 내 선정위원회가 인력을 위촉하다 보니 퇴직 교장들이 배움터지킴이로 위촉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로 인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도 현 교장과 선후배 사이로 엮인 탓에 한번 위촉되면 본인이 그만두기 전에는 다른 사람을 위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서로 책임을 떠 넘기기에 급급하다.
교육부는 배움터지킴이가 도입 취지와 달리 현재는 외부인 출입관리나 CCTV 모니터링, 취약지역 순회지도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학생부 인력은 학교의 운영계획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교육부가 나서서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청은 배움터지킴이가 교육부의 사업인 만큼 교육부가 별도의 지침을 내려주기 전까지는 교육청이 임의적으로 제도를 손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전 지역만 해도 한 해 약 30억원의 예산이 배움터지킴이 사업에 투입된다. 전국적으로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규모가 큰 사업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책임 떠넘기기를 멈추고 2006년 최초 사업 시행 당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라본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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