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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권교환 업무 시작, 예년 비해 분위기 한산
경기불황 여파… 대전충남 소비심리 전국보다 밑돌아
“명절 앞두고 은행에서 대출 상담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당장 가게 월세도 밀릴 판인데 세뱃돈은 남 얘기죠.” (대전 대흥동 A고깃집 운영 박모씨)
은행들이 세뱃돈으로 쓸 신권 교환 업무로 분주한 가운데 일부 서민들은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24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은행 점포 상당수가 신권 교환 업무에 나섰다.
신한은행 대전지점과 우리은행 대전중앙지점은 1만원권 기준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교환해주고 있다. 농협은행 대전영업본부는 25일부터 26일까지 1인당 20만원 한도 내 교환해 줄 예정이다.
하지만 신권을 교환하려는 고객이 예년과 달리 줄어든 분위기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 탓인지 신권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부터 신권 교환 업무를 시작한 KEB하나은행 대전시청지점도 신권 교환 문의가 줄어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을 찾은 고객 서모(62·중구 용문동)씨는 “몇 년 전만해도 새 돈으로 바꾸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한산하다”고 했다.
서민들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명절 기분을 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날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1월 대전·충남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3으로 전국 평균 93.3을 밑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보다도 경기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5로 작년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생활형편전망CSI는 90으로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이는 생활형편이 6개월 전보다 나빠졌고 6개월 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높아졌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4로 작년 12월에 비해 9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국정 혼란 등으로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농축산물 관련 물가가 상승한 여파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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