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량단층-무명단층(덕천단층)-양산단층.(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지질학계, 각각 단층 명명법 다르지만 한 지점 짚어
원자력 시설 안전 등에 대한 지진조사 체계 구축 활용 여부 주목
지질학계가 경주 대지진의 원인 ‘단층’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 과정이 앞으로 주요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 평가나 국가 지진대책 등에 체계적으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24일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에서 “지진정밀분석ㆍ지표지질조사ㆍ탄성파탐사 등의 연구 결과, 경주 대지진은 양산단층대에서 분기된 ‘지류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장 조사에서 경주지진과 관련된 지표 단층운동이나 지표 파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표 부근까지 연장된 단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질연은 작년 9월 한반도 최대 규모 5.8 경주 대지진 발생 이후, 경주 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자 진원지 주변 지진관측과 분석, 진앙지 주변 지표단층 현장 조사, 탄성파 탐사를 통한 단층의 지하분포 특성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질연은 양산단층과 모량 단층 사이에 ‘무명 단층(명명되지 않은 단층·nameless)’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명 단층이 직접적으로 경주 지진을 일으킨 것은 아니나, 양산단층과 무명 단층 사이의 지하 약 11∼16km 부근의 북북동-남남서 주향에 동쪽으로 약 70° 경사진 주향이동 단층(두 지층이 수평으로 미끄러져 형성)활동에 의해 경주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 본부장은 “한반도 동남권 지역에서는 제4기 단층의 존재가 다수 확인돼 단층운동에 따른 지진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도 지질연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원자력안전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경주 대지진의 구조지질학적 발생 매커니즘(mechanism)은 여진 분포특성과 선형구조에 기초해 볼 때 양산단층과 이와 평행한 덕천단층의 연결손상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언급한 ‘덕천단층’은 선 본부장이 발표한 ‘무명단층’과 일치하는 단층이며, 김 교수는 단층이 경주시 내남면 덕천리에 위치해 덕천단층이라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지질연은 이 단층이 화곡 저수지 근처에 존재해 ‘화곡단층’으로의 명명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이어 “경주 지진이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한 게 아닌 두 단층 연결부의 단층 활동으로 발생했다”며 “주향이동 단층에서 땅속 깊이 내려가면 한 뿌리로 연결되는 단층구조가 많이 발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의 원인단층을 규명하고 향후 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정량적인 지질조사 연구가 있어야 하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지진재해 예방의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 경주지진 진원분포 및 단층면.(한국지질자원연구원) |
▲ 경주 대지진의 전진, 본진, 본진 발생 12시간 후, 여진 등에 따른 진앙 분포표.(한국지질자원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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