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연기, 항의빗발 미숙행정 도마 위
700만 충청인과 출향인의 친목조직인 충청향우회중앙회 신년교례회 무산을 둘러싸고 향우회 측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측이 서로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
향우회는 반 전 총장 불참이 행사개최 연기와 관련이 있다는 입장이며 반 전 총장 측은 당초 행사 참석결정을 내린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충청향우회 미숙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충청향우회는 당초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17년 신년교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행사에 앞서 향우회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 정운찬 전 총리,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출신 잠룡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진석, 홍문표, 성일종 국회의원과 충청출신 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스레 올 대선을 앞두고 충청정치권이 총출동하는 행사에 언론과 지역정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충청향우회는 행사 전날 오후 늦게 이번 행사를 다음달 15일로 연기한다고 관계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취소 이유에 대해선 “사정에 의해 취소됐다”며 말을 아꼈다.
충청향우회 안팎에선 이를 두고 유력 대권주자인 반 전 총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 불참 때문에 행사가 취소됐다”며 “전날 오후 늦게 반 전 총장 측이 불참의사를 전 향우회 간부에게 연락을 해왔고 이를 유한열 총재에게 보고된 뒤 (신년교례회가)취소됐다”고 행사 취소가 반 전 총장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측이 입장은 다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 참석이 결정된 적 없고 논의과정에 있었다”며 “더구나 행사 전날에는 불참의사를 향우회에 전달했는데 (공교롭게)행사자체가 취소된 것 뿐이다”고 반박했다.
애초 반 전 총장의 참석이 공식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우회 측이 이를 기정사실화, 외부에 미리 알린 것이라는 것이 반 전 총장 측의 공식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이 행사연기 이유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충청향우회의 미숙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정치권 인사 말고도 충청향우회중앙회 임원단, 전국 152개 지역향우회장 등 출향인사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대규모 행사 개최를 앞두고 전날 갑자기 취소결정이 내려지면서 연기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향우들로부터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면 되느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 향우회 측에 항의전화가 빗발치며 관계자들이 진땀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열 충청향우회 총재는 이와 관련 본보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 때문에 행사를 취소한 것이 절대 아니다”며 “(다만)중구난방으로 충청도에서 (대선에)나온다는 사람이 많으니 좀 관망을 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서울=황명수·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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