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전담 부처 신설, 부처 수장 부총리급 격상 등… 다양한 안건
연구자들 “과학부처 일관성 원해, 연구 환경ㆍ성과와 직결”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계 조직 개편을 두고 과학기술계는 일찍부터 ‘들썩’이고 있다.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부처가 신설돼 연구의 자율성이 높아지거나 출연금이 확대되는 등 연구 환경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이 탄핵과 조기대선 정국을 맞으면서 대덕특구를 비롯한 과학기술계에선 차기 정권의 ‘과학기술계 컨트롤타워’의 향방에 대한 다양한 안이 제시되고 있다.
현장 연구자들이 원하는 최적안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분야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를 분리해 따로 독립 부처로 만드는 계획이다.
과학기술부는 지난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로 통폐합됐다.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 못한 정책에 ‘과학기술부 및 정보통신부 폐지’가 꼽힐 정도로, 출연연 현장의 반대는 극심했다.
이후 현 정부는 과학과 ICT를 중심으로 5개 부처를 통합해 미래부를 설립했으나, 과학기술 정책 등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어 연구자들이 그리 반기는 상황은 아니었다.
과학계 일각에선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을 촉구하는 법안이 2010년, 2012년에 거쳐 작년 8월에도 발의된 바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하는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미래부를 폐지하자는 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부활하고, 그 밑에 사무처를 두면서 정보통신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해 부처를 다루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지난 19일 KAIST를 찾아 “제가 장관으로 있을 때만 해도 과기처 장관이 부총리급이었는데 최근엔 정부 실장급으로 1급, 차관보 실장급”이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 과학기술 주무부처는 미래부로 수장이 장관급으로 차관보 실장급은 아니지만, 반 총장도 과학기술을 맡는 부처가 부총리급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점엔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분야 거버넌스 정립 방식은 정권에 따라 쉽게 바뀌었고, 이에 영향을 받은 연구 환경은 날로 척박해졌다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덕특구 출연연의 한 연구자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과학부처와 과학분야의 미션이 일관성 없이 변경됐다”며 “과학기술 관련 프로젝트를 장기간 수행해야만 연구자들의 연구 환경이 좋아지고 국가적 차원에서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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