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아들 안영덕군, 최인석 교수, 안상용씨. |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간 경변증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아들의 사연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안영덕(19)군이 간 경변증인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해 새해 첫 간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아버지 안상용(49)씨는 수 년 전 간 경변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지만 간 기증이 점점 저하돼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지게 됐다.
흔히 간경화라고 하는 간 경변증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 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면서 간의 기능이 저하된 것.
지난해 3월 안씨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간이식 수술 뿐이라는 말을 의료진으로부터 전해들은 안군은 한치의 고민도 없이 본인의 간 일부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간 기증은 생각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안군의 검사결과 ‘지방간’으로 진단돼 이식에 적절치 않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85kg이 넘는 체중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고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면 간 기증이 가능하다는 말에 안군은 10개월에 걸쳐 약 30kg 감량에 성공했으며, 검사 결과 적합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4일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인석 교수는 약 12시간의 긴 수술을 통해 아들의 간 일부를 떼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식 후 아버지는 놀랍게 간 기능을 회복하고 있으며, 안 군도 빠르게 회복해 퇴원 후 아버지 간병까지 하고 있다.
최인석 교수는 “이식된 간에 다수의 혈관을 이어주어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한 아들의 효심에 반드시 성공해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안군은 “간 이식 외에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말에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아버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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