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학생들에게 통보된 적 없었다”
초청강연에서도 학생 질문에 동문서답한 반 전 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방문한 것을 두고 학생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방문 사실을 학생들에게 미리 알린 적도 없었으며, 간담회에서도 학생들의 질문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등 소통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은 19일 오전 KAIST를 찾아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어 휴보로봇의 시연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 사실은 반 전 총장이 교내에 들어서기까지 학생들과 논의되긴 커녕 공식적으로 통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KAIST 학부총학생회는 이날 “아라(학내 커뮤니티)나 포탈 등 학교 내 어디에도 반 전 총장 방문 사실은 공고되지 않았고 언론 보도를 통해 학생은 내용을 접했다”며 “타 대선주자나 국회의원이 학교를 방문할 때 충분한 홍보를 통해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었던 전례에 비해 반 전 총장의 방문은 비공개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같은 의견을 반 전 총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반 전 총장이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 모여 방문 반대 시위를 펼쳤다.
학생 A는 “학생들에게 왜 비밀로 하고 오십니까”라며 “반 총장이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카이스트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반 전 총장에 묻기도 했다.
피켓 시위를 벌인 한 학생은 “다수 정치인은 KAIST를 찾기 전 최소 2∼3주 전에 학생들에게 공지했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그들과 비교하면 최대한 학생(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작은 의지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도 실망스럽다는 것이 참가 학생들의 반응이다.
김성은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생이 ‘과학자 안전과 처우’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은 ‘과학의 중요성’만 언급하며 동문서답하기도 했다.
이에 김성은 학생은 “과학자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을 던졌는데 다시 과학 이야기로 되돌아갔다”며 “과학자 없이 과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반쪽일 뿐”이라고 실망감을 표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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