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펼쳐진 서양화'…낯선 듯 익숙한 감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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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펼쳐진 서양화'…낯선 듯 익숙한 감각의 세계

임립미술관 설립 20주년 기념전시회 4월 12일까지 전통한지의 물질적 특성과 작가 고유의 표현 어우러져 독특하고 진귀한 화면 만들어내

  • 승인 2017-01-19 11:02
  • 신문게재 2017-01-20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2017년 새해를 맞아, 임립미술관은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한지에 펼쳐진 서양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중국, 러시아 작가 10명이 참여해 우리나라 전통한지에 서양화의 주요 재료인 유화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올해는 임립미술관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의미 있는 전시와 체험 행사가 연중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설립 20주년 기념 특별전 '한지에 펼쳐진 서양화' 작품 50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의 기능적 예술적 우수성을 외국의 작가들에게 알리고, 한지가 가지고 있는 예술 표현의 재료적 특성을 탐구하기 위한 전시다.

전시하고 있는 작품은 한국, 중국, 러시아의 10명의 작가에게 한지를 제공하고 작가 고유의 주제와 특유의 안료와 표현기법을 사용하여 제작한 작품들이다. 전통한지가 가지고 있는 물적 특성과 작가 고유의 표현 방법이 조화를 이루어 진귀한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평생 동안 한국 고유의 색과 이미지를 연구하고 표현해온 임립미술관 설립자이며 서양화가 인임립작가는 유화물감을 사용하여 한지에 배어드는 유분의 느낌을 보여주며, 수채화에서 볼 수 없는 깊은 풍미를 보여주며 우리민족은 속 깊은 정을 표현하고 있다.

임 작가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으며 우리 고유의 색채와 이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표현하는 작가이다.

중국 작가 한문우(Han Wen-yu) 작가는 아크릴물감을 사용하여 물감의 번짐으로 만들어지는 혼색의 효과를 통해서 여성의 신체를 표현한다. 김동운(Jin Dong-yun) 작가도 아크릴물감을 사용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두만강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며, 한지의 특성을 살려내고 있다.

김영삼(Jin Young-shen) 작가와 임혜순(Lin, hui-shin) 작가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추상 수채화처럼 화면을 구성한다. 화지를 자주 접해온 중국 작가들은 유화보다는 수채를 택하여 우리나라 전통 한지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내면서 각자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참여한 중국작가들은 중국의 조선족 화가이며 연변대학교 교수들이다. 장르별로 세분화된 우리나라 대학교와 달리 연변대학교 예술대학은 현대미술의 변화양상에 맞게 각 장르가 통합 운영되고 있으며, 건축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하며 창작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 규모와 국제적 위상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 작가 이코니코브 알렉산더(Ikonnikov Alexander)는 유화물감에 테레핀 오일을 섞어서 마치 수채화처럼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으며, 통크노그 세르게이(Tonkonog Sergey)는 잉크와 수채물감을 사용해 한지 위에 투명한 추상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이 두 작가는 한지가 가지고 있는 수분과 유분의 흡수성을 이해하고 그 효과를 이용하여 가볍고 경쾌한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다.

반면에 마르티노바 나탈리아( Martynova Natalia)와 샤흐나자로브 샤흐나자르(Shahnazarov Shahnazar) 작가는 한지의 흡수성 보다는 그림이 그려지는 단순한 바탕으로 한지를 간주하고 한지의 맛과 멋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일파스텔을 사용하여 재미있는 추상화면을 구성한다.

아브라모바 다리아(Abramoba Daria) 작가 역시 같은 방법으로 러시아 고유의 민속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이번에 참여한 러시아 작가들 또한 유럽과 아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화가들이다.

서양화가들이 한지의 '멋과 맛'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회화의 중요한 재료인 한지를 이해하고 한지 위에 각자의 예술세계를 펼쳐보였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임립미술관은 앞으로도 계속 한국, 특히 우리 충남지역 고유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들과 작가들에게 신선하고 독창적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설날 연휴기간 동안에는 전시와 함께 미니장승 만들기, 문패 그리기, 문발꾸미기, 창작 탈 꾸미기 등 우리나라 전통 미술체험이 진행된다.

또한 관람객의 감상을 돕기 위해 관람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시해설을 제공한다.

임립미술관으로 문의하면 전시 내용이나 해설 및 미술체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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