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상향 공식 논의된 바 없어”…중앙부처간 마찰 예상
소비확대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가액한도가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18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상 ‘3·5·1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금액 한도를 ‘5·5·10만원’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3·5·10 규정’은 청탁금지법 시행령에서 허용하는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가액기준으로, ‘5·5·10’으로 수정한다는 말은 이 가운데 음식물 허용 기준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린다는 의미다.
정부는 가액한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이같이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행령이 개정되면 ‘음식물 3만원 상한’ 규정으로 피해를 본 요식업계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훼업계 등 일부 업종에서는 ‘선물 5만원 규정’도 올려달라는 입장이어서 선물 5만원의 가액한도도 7만원 또는 10만원으로 상향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이 실시하고 있는 실태조사를 마무리한 뒤 최종적인 가액한도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들 기관은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 용역을 주거나 산하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들 기관은 당초 2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국무조정실에서 시행령 개정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1월 말까지 조사를 마치도록 지시했다.
정부는 현재 유권해석을 위해 운영하는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시행령 개정 TF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기청 등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청탁금지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르면 3월 초에 시행령을 개정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계 일각에서는 설 명절 이전에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입법예고·법제심사·규제심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설 명절 이전에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청탁금지법 허용 가액 한도의 상향 조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식 논의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위 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관계부처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 실태조사 결과도 안 나온 상황에서 한도액 상향을 논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놓고 주무부처인 권익위와 중앙부처들간 적지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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