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번하게 경험하는 하도급 불공정행위. |
중기중앙회,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기업 87%, 납품단가 변동없거나 오히려 하락해
하도급거래를 하는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제조원가 인상분을 자체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6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중소업체 475곳 가운데 71.6%는 지난 1년간 납품단가가 변하지 않았고 15.6%는 오히려 떨어졌다고 답했다.
반면 납품단가가 올랐다는 업체는 12.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제조원가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절반이 넘는 52%로 이들 업체 4곳 중 3곳은 원가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중 한 금형제조업체는 공정상 20.9%의 단가인상이 필요해 원사업자에 견적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년 동안 3억여원을 받지 못하다 경영악화로 결국 폐업했다고 중기중앙회는 전했다.
제조원가는 재료비(50.5%), 노무비(29.9%), 경비(19.7%)로 구성되는데 노무비가 올랐다는 업체가 49.9%로 가장 많았다.
빈번하게 경험하는 불공정행위로는 부당한 단가결정(17.1%), 대금 미지급 (14.7%), 선급금 미지급(10.7%), 대금조정 거부(7.4%), 부당감액(6.7%) 등이 지적됐다.
불공정행위로 인한 기업 피해구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46.1%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기업들은 피해구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하도급법상 손해배상절차 도입(40.2%),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26.9%), 손해배상 소송 시 법률지원 강화(16.0%)를 꼽았다.
불공정거래를 개선하는 데는 법위반 사업자 처벌 강화(38.5%), 법·제도적 보완(36.6%), 하도급거래 우수기업에 인센티브 부여(26.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금의 결제수단별 비중을 보면 현금 및 현금성 77.5%, 어음 21.5% 등으로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현금성 결제는 1.2%포인트 증가했고 어음결제는 1.6%포인트 감소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하도급대금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이 증가하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노무비 부담이 늘고 있는 만큼 납품단가에 적정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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