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설 이후 입당 여부 가닥 잡힐 것” 정당 입당 무게
바른정당 유력? 보수대연합 구성해 문재인, 안철수 3자 구도
“반기문은 어느 정당과 손잡을 것인가?”
유력 대선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정치적 행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외에 머물며 세(勢)규합을 꾀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반 전 총장이 설 연휴 이후 정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연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치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종국적으론 어느 쪽이든 정당과 함께 하겠다”며 신당 창당이 아닌 기존 정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합류 시점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당장 기존 정치권과 손잡기보단 장외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대중이 기성 정치권에 갖는 실망감이 극심한데다 탄핵 정국과 4당 체제 출범 등 복잡한 정치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귀국한지 일주일도 안돼 기존 정당 합류에 무게를 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당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 빡빡하다”는 등 독자 행보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정당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선 반 전 총장의 선택에 촉각을 기울이는 한편 다양한 정계 개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현재로선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 행(行)이 높게 점쳐진다.
반 전 총장이 보수 진영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보수 정당이지만 계속된 내홍으로 난파선이나 다름없는 새누리당 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의 대권 도전 의지가 분명하고, “우리 후보로 결집하자”는 자강(自强)론이 힘을 얻고 있어 반 전 총장의 국민의당 합류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성향인데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주자들이 즐비해 선택지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의 메시지가 저희 이념·가치에 근접한다(장제원 대변인)”며 러브콜을 보내는 동시에 반 전 총장에게 날을 세우는 민주당에게 공세를 퍼붓는 우회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공정한 경선을 전제로 반 전 총장과의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경선 흥행을 통한 ‘컨벤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합류한 후 새누리당과의 연대로 보수대연합을 구성,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3자 구도를 형성한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야권·진보 성향 표를 나눠 갖는 반면 반 전 총장은 보수 진영과 중도 성향으로부터 적극적 지지를 받는 구도를 만든다는 얘기다.
대선 막판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가 힘을 합치면서 ‘반문재인 연대’가 구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기존 정당 입당에 무게를 두면서 정당들이 반 전 총장의 선택과 입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새로운 보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 중인 바른정당을 반 전 총장이 택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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