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전북의 금강호와 충남의 삽교호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서식하던 가창오리 30여만 마리가 인근의 금강호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철 한반도로 상륙하는 가창오리는 동림저수지에서 일정 기간 지내다가 금강과 삽교호로 북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겨울 철새 오리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데다, 배설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 농가로의 AI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가창오리 이동 시기를 맞아 금강호와 삽교호 지역의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고양이와 조류 등이 가금류 농장에 들어갈 경우 AI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농장 주변에 생석회를 도포하고 축사 및 사료 보관 시설에 그물망 등 차단 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또, 거점 소독 시설이 얼지 않도록 천막과 열풍기, 열선 등 보온설비를 설치토록 하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도 강화했다.
소규모 농가에 대한 선제적 방역 차원에서 가금류의 조기도축을 유도하거나 지자체가 직접 가금류를 매입해 냉동 비축하는 수매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주말과 휴일인 14~15일 이틀간 전국의 AI 신규 의심 신고는 1건, 그동안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3202만 마리로 집계됐다.
야생조류 확진 건수는 42건(H5N6형 40건, H5N8형 2건)으로 밝혀졌다.
세종=백운석기자 b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