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반 전 총장 검증 반드시 필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혹독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반 전 총장이 당내 대선 주자들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반풍(潘風)’ 조기 차단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의 귀국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며 견제구를 날리면서도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는 모양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반 전 사무총장이 대선출마 여부를 검토한다고 대변인까지 나와서 브리핑을 하던데 세계적인 지도자로 남아 존경받는 삶을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이) 이런저런 검증과 정쟁의 주인공이 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한다”며 “굳이 하겠다면 그 뜻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특히 민주당과 정반대편에 서겠다면 저로서도 상대를 안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뇌물 관련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아는 것이 없었다고만 얘기하고 있다. 이는 지난 두 달간 국민이 헌정유린 관련자들에게 들어온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반 전 사무총장은 귀국하면서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고 했지만 국민은 반 전 총장과 가족들의 비리 의혹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며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할 자격 있는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지난 10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세계평화와 국제협력을 위해 헌신하고 한국을 빛낸 반기문에게 국민의당을 대표해 감사하다”면서도 “정치인 반기문이 아닌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반기문의 귀국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혹독한 검증을 받는 게 필요하다”며 “해명해도 국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검찰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양순필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은 반 전 총장 귀국에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며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당연히 책임지고 물러가야 할 새누리당과 그 이탈 세력을 정치적으로 부활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차원이 다른 정치와 안목을 보여 달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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