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익 받은 것으로 드러나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충청권 문화예술계가 들끓고 있다.
그동안 ‘설’이 무성했던 블랙리스트가 지난 9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장관의 답변을 통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충청권 예술단체들이 여기에 포함돼 정부 지원이 끊기고 불이익을 받았다는 구체적 폭로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그동안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터무니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11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각종 지원 사업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작성된 블랙리스트 문건은 문학, 연극, 융복합, 소외계층문화순회, 시각예술 등 2015년 예술위 공모사업 5개 분야에 대해 사업별로 배제 리스트를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은 블랙리스트에 포함 된 대전민예총이 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의 날’공모사업 등에 탈락하는 등 실제 사업에서 배제됐다.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으로 참여한 떼아뜨르 고도 역시 공연예술발표공간지원 사업에 2013년 지원이후 2년간 지원불가 대상사업으로 미신청하는 등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충북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 역시 예술위원회 각종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은 게 사실로 밝혀졌다.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대외비 문서를 공개한 민주당 도종환 의원실은 시인 김성장, 시인 송진권, 소설가 윤이주 등은‘아르코문학창작기금’ 사업에서, 시인 이안씨는 ‘아르코 주목할만한 작가상’에서, 무미아트의 민병동씨는 작가장터 개설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도 리스트에 올라 지원이 끊기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사)예술공장 두레(오세란)은 소외계층문화순회사업과 기획경영전문인력 지원사업에서, 극단 새벽(이상관)은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서, (사)충북민예총(박종관)은 공연예술행사지원, 문화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사업 운영단체 지원에서 각각 배제가 됐다.
기존 관리 리스트 149명에 포함된 오장환 문학추진위원회는 ‘도종환과 정치활동 적극 참여’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학술세미나 명목으로 지원받던 300만원 조차도 지원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도종환 의원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서 각종 사업에서 배제하고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는데 이는 문화 공안 통치나 다름없는 일이며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라며 “시골에 묻혀사는 시인, 지역에서 어렵게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불이익을 줬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참담함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이어“상임위에서 조윤선 장관에 대한 추가 위증 고발이 있을 예정이다. 추가자료 분석 등 앞으로도 블랙리스트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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