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걸러 휴일 낀 5월초 최장 9일연휴 가능성
中企, 생산감소 및 수출차질 우려‘이러지도 저러지도’
‘퐁당퐁당 근무하자니 애매하고, 쭉 쉬자니 부담스럽고…’
오는 5월초 최장 9일 연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목하 고민에 빠졌다.
5월1일 근로자의날을 시작으로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이 하루씩 걸러 있어 2일과 4일 이틀만 대체휴일을 쓰도록 하면 4월말부터 무려 9일의 ‘황금연휴’가 생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최근 “5월 첫째주 앞뒤 주말에 대체근무를 하면 황금연휴가 가능하다”며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과거 사례와 같이 노사대화 등을 통해 5월 이전 토요일 근무후 5월초 휴일 중간중간에 대체휴일을 사용토록 해 휴일이 이어지면 소비진작 등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부응하듯 주요 대기업들이 원칙적으로 정부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는 마당에 9일 내내 공장을 멈춘다면 당장 생산량 감소와 수출 차질, 매출 하락이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생산제품의 70%가량을 유럽 등지로 수출하는 지역 한 중견기업 대표는 “제조업 특성상 9일이나 공장가동을 멈춘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며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휴무기간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지역의 또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주문받은 제품을 생산해 40%에 달하는 수출량의 납기를 맞추려면 그에 맞는 절대적인 생산시간이 요구된다”면서도 “사회적으로 연휴 분위기가 굳어질 경우 아예 무시하기도 힘들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정부 방침에 대한 반감도 터져나왔다.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중소기업 대표는 “소비진작이나 경기활성화 명분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나서 9일 연휴로 몰아가는 듯한 모양새는 불편하다”며 “업종이나 처한 상황 등에 따라 기업이 자율적으로 연휴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도묵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경기침체와 만성화된 소비부진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경기를 살리고자하는 명분을 살리고 기업과 근로자들도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연휴 조성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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