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앞에서 등본 떼러 차 돌려…시민 불만
지난 8일 대전에 거주하는 이모(30ㆍ여)씨 가족은 모처럼 동물원 나들이에 나섰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할인권을 끊기 위해 6개월 전 뗀 등본을 제출했지만 오월드가 이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월드는 대전시민이 연간할인권을 발권하려면 3개월 이내 발급받은 등본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두 자녀를 위해 오월드 매표소에서 안내하는 산성동주민센터로 등본을 떼러 갔다. 그러나 무인민원발급기가 고장나 그곳에서 가까운 한밭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설상가상 이씨는 한밭도서관이 최근 무인민원발급기를 대전세무서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결국 이 씨는 오월드 내 고객편의시설에 있는 PC를 이용해 가지고 있던 USB에 담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등본을 뗐다. 이씨는 “기분 좋게 나온 주말 나들이가 험난한 여정이 될 줄은 몰랐다”며 “굳이 3개월 이내 발급받은 등본으로 제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없고 안내문에 명시된 한밭도서관 정보는 틀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대전시민이 오월드 연간할인권 발급 절차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9일 대전오월드에 따르면 대전시민이 연간회원권을 끊을 때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규 가입 시 어른은 14만원에서 10만원으로, 어린이는 12만원에서 9만원으로 할인된다.
지난 2013년 8월부터 도입한 대전시민 할인은 연간회원권을 발급 시 3개월 이내 등본으로 거주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신분증으로 거주지를 확인하면서 등본을 자주 뗄 일이 없기 때문에 3개월 이내 등본은 기한이 제한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등본을 떼기 위해선 3km가량 떨어진 인근 주민센터로 차를 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또 내부 고객편의시설에 있는 PC는 외부 인터넷이 가능한 데 반해 연간회원권 발급 장소에 있는 PC에선 불가능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오월드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를 위해 관할 구청인 중구에 요청했지만 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무인민원발급기 수요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수요가 있는 곳으로 기계가 옮겨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정상황이 열악해 신규 설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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