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둔산동, 대덕구 목상동 등 곳곳에서 집회도
“1000일이 지나도록 팽목항은 눈물로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4년 4월 16일, 대전시민 박모(42)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TV에서 나오는 속보로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들었다.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선박이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고등학생, 어린 학생 수 백명이 배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였다. 깜짝 놀라 이야기를 멈춘 채 TV만 바라보던 박씨는 전원 구출이라는 보도에 한 숨을 돌렸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TV를 다시 켜자 구출 소식은 오보였다. 학생 대부분 배 안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박씨는 희생자들과 유가족 생각에 눈물만 흘렸다. 이 사고로 295명이 숨졌다. 배와 함께 바다에 잠긴 9명은 현재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참사가 일어난지 1000일이 지났지만, 세월호의 기억은 시민들 기억속에 아직 생생히 남아있다.
9일 유명 포털 사이트에 ‘세월호는 기억이다’라는 검색어가 순위권에 등록됐다. 이 문구의 검색량을 증가했기 때문인데 이외에도 세월호 관련 검색어가 줄을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역의 시민들도 당시의 상황을 기억했다.
유성구에 사는 김모(28)씨는 “305명의 희생자가 발생해 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던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며 “특히 학생들이 희생됐다는 생각에 마음에 가슴이 여전히 답답하곤 한다”고 말했다.
동구 주민 곽모(33)씨는 “옷이나 가방에 노란 리본을 항상 착용하고 다니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이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성인으로서 희생당한 학생들에게 부끄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세월호에 관련해 진실이 규명되기를 촉구했다.
이기동 대전ㆍ충남 민언련 사무국장은 “1000일이 지나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구조조치를 왜 취하지 않았는데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위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새해는 대한민국의 진실이 인양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 ‘세월호 사건 1000일 집중 시국대회’와 대덕구 목상동 주민센터 앞에서 동네촛불집회 등 대전지역 곳곳에서 세월호 관련 집회가 열렸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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