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대한민국의 공익을 위해 경쟁하고 협력”
▲ 올해 대선에 도전한다는 뜻을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왼쪽)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먹을 맞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와 바른정당 소속인 남 지사는 "소속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연합 |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주먹을 맞대 하이파이브를 했다.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다.
각각 야권과 여권 대권 잠룡인 두 지사는 이날 “세종시를 정치·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며 두 손을 맞잡았다.
소속 정당도, 지역도 다르고,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움직이는 대선 주자 2명이 ‘세종시의 정치·행정수도 완성’에 뜻을 함께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당장 ‘50대 기수론’ 중심에 선 두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연대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이들은 남북관계 개선 방안으로 ‘경기·강원 경제특구 지정’에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두 지사는 “너무 많이 나가진 말아 달라”면서도 “좌우, 진보와 보수 등의 개념이 아닌 새로운 정치 개념을 선보이겠다”며 ‘대한민국의 공익’이라는 목적 아래 협력과 경쟁을 강조했다.
다음은 두 지사와 기자들과의 주요 문답.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지도부와 상의됐나?
남 “상의라기보단 오늘 이러한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
안 “후보자들의 발표이며, 각 소속 정당 지도부도 함께 공감하리라 믿는다.”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있다.
남 “충청에서 답변하는 것보다 수도권 지사인 제가 말씀드리는 게 옳다고 본다. 서울, 수도권에 너무 많은 기득권이 몰려있다. 부와 권력의 독점이 이번 국정 농단 사태의 원인이다. 지금처럼 부와 권력이 독점된 구조를 청산하라는 것이 탄핵 민심이고 촛불민심이다. 이를 분리해서 분산하는 게 미래 방향이다.”
안 “남 지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정책을 함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 개인적으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한양 중심의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고자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한 바 있다. 그 미완의 역사를 젊은 두 지사가 함께 추진하자고 합의했고 국민들도 기뻐해주실 것이다.”
-두 지사가 세종시 이외에 다른 공동정책을 또 내놓을 수 있나?
안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간다. 왼쪽 날개 없이, 오른쪽 날개 없이 못날아간다. 그동안 이 자명한 사실을 대한민국 정치는 외면했다.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우리는 여야, 진보와 보수를 뛰어 넘어 대한민국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협력하고 경쟁도 할 것이다.”
남 “그동안 정치가 보수와 진보, 좌와 우로 편가름해 그 프레임으로 장사를 많이 했다. 일자리, 사교육, 주거 문제는 좌우 문제가 아니다. 안 지사와 함께 좌우, 진보와 보수 등 낡은 개념이 아닌 새로운 정치개념을 선보이겠다. 이번 대선구도가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의 대결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두 지사가 공동 정책 발표 차원을 넘어 후보 연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나?
남 “너무 많이 나가진 말라”(웃음)
-노무현 정부 시절 신행정수도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된 바 있다.
남 “대한민국의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롭게 가기 위해선 권력구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개헌을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렵다고 본다. 대선 이후 개헌을 논의할 때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수도 이전과 관련한 사안을 넣어 개헌을 추진하는 게 옳다.”
안 “개헌으로 푸는 방법이 있고, 관습헌법은 관습헌법대로 푸는 방법이 있다. 세종시가 실질적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되고 국회와 각 기관들의 공간이 마련된다면 수도는 서울이라고 여겼던 국민의 상식도 바뀔 것이다. 개헌을 통해서든, 관습헌법의 재해석이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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