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추이. |
1분기 BSI 조사결과 18p 폭락한 68
채용확대 기업 27% 불과, 채용계획 미정 22%
“창고에 쌓인 재고가 7억∼8억원가량 는 것 같습니다. 감원까지 가지는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지역에서 40여 년 동안 중소 섬유가공업체를 운영해온 A씨의 말이다. 3년 전 세월호 참사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급감했고 최악의 경우 감원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경기가 침체일로에 빠져들었다. 국내 정치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적인 악재가 산적한 때문이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BSI는 전분기(86) 대비 무려 18포인트 급락한 68로 집계됐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체감경기가 61에서 75사이로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1998년과 비슷한 수치다.
BSI(Business Survey Index)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 업체가 많다는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지역의 BSI는 대전 79, 충남 78, 충북 71로 전국평균을 웃돌았으나 기준치 100에는 크게 못미쳤다.
체감경기 악화 이유(복수응답)로 기업들은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40%), 자금조달 어려움(39.2%), 기업관련 규제(31.6%), 소득양극화(10.8%) 등을 꼽았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중국성장률 둔화(42.4%),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32.3%),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28.4%), 환율변동성 확대(24.0%) 등이 지적됐다.
취업문은 지난해보다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대비 채용을 늘릴 것이란 기업은 27.7%에 불과한 반면 49.6%는 채용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도 22.7%에 달했다. 올해 신규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규모별로 대기업 26.3%, 중소기업 27.8%였다.
올해 시급한 정책과제(복수응답)로는 소비심리 회복(55.7%)에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 정치갈등 해소(36.3%), 규제개선(33.0%)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전국 제조업체들은 올해의 한자(복수응답)로 소통을 나타내는 ‘통할 통(通)’(54.7%)을 선정하며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처럼 경제난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다시 한 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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