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선영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
▲녹내장 발생빈도와 원인=녹내장은 당뇨병성 망막증, 황반변성 등과 함께 성인 실명의 주요한 질환 가운데 하나다. '조용한 시력 도둑'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지만 녹내장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통계를 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7년 36만3000명에서 2012년 58만3000명으로 6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66%를 차지했지만 30대 이하 젊은층 녹내장 환자 비율도 18.6%로 적지 않았다.
녹내장은 과거에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고 그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는 병이라고 정의 했으나, 최근에는 시신경병증이라 하여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절 세포와 축삭이 점진적으로 소실돼 그에 따라 특징적인 시야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라 정의하고 있다.
신경절세포의 이상과 시야 장애에 가장 명확하고 중요한 위험 인자는 바로 안압이다. 그 외에 시신경 혈류 감소, 신경 전달 물질 차단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결국 시신경절 세포의 괴사나 세포 자살 등의 과정을 통해 시신경절세포의 소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사실 조기발견이 어렵다. 발병 원인도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높은 안압이 녹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77%는 안압이 정상이어서 이 때문만도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녹내장인줄 모르고 지내다가 시신경이 80~90% 손상된 뒤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을 겪으면서 알게 된다.
▲조기진단이 최선=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눈에 이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부터 1년에 한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다. 녹내장에 걸리는 사람은 40대부터 1년마다 0.1%씩 늘어나 80대에 이르면 전체의 10%쯤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더 일찍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 검진은 안압검사, 전방각경검사, 시신경검사, 시야검사 등이 있다.
안압이 높으면 높을수록 녹내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그러나 안압이 정상인 경우에도 시신경에 장애가 오는 경우도 있고, 안압이 높아도 시신경에 아무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압만으로 녹내장을 진단할 수 없다.
전방각경검사는 홍채와 각막이 만나는 곳에서 이뤄지는 전방각을 직접 관찰하는 검사로, 녹내장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검사다.
시신경유두검사는 녹내장이 발생하여 병이 진행하면 시신경유두의 특징적인 함몰 변화와 시신경을 이루는 망막 신경 섬유층에 결손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형태의 변화가 기능의 변화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초기 녹내장에서 특히 중요한 검사다.
시야검사는 물체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검사하는 것으로 시신경의 기능적 변화를 알 수 있다.
▲치료=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다. 그러나 병의 발견과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 치료의 목적은 시신경 손상의 속도를 줄여 시야 및 시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안압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관리하는 것이다.
치료는 높은 안압이 원인인 경우 안압을 낮추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되며, 약물요법과 레이저 또는 수술적 방법 등이 사용된다.
첫 번째, 약물요법은 대부분 녹내장 환자의 첫 번째 치료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약물들이 나와 있고, 현재도 개발 중이다. 방수의 배출을 증가시키거나, 방수의 생성을 억제시켜 안압을 하강시킨다. 두 번째, 레이저 치료는 급성녹내장의 경우 주변부 레이저 홍채 절개술이 기본이 되며 그 외에 레이저 홍채 성형술, 개방각 녹내장인 경우 레이저 섬유주성형술 등도 시행한다. 세 번째, 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나 레이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압 조절이 안되는 경우에 시행하며, 가장 고식적인 것이 섬유주 절제술이다.
진선영 건양대병원 교수는 “녹내장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질환이 아니고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녹내장 전문의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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