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송인서적의 부도에 따른 출판계의 후속 피해를 막기 위해 출판사와 중소서점에 1~2%대 저금리 융자지원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너져가는 지역 출판ㆍ서점업계의 근본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후진적인 유통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대전서점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교보문고, 알라딘 중고서점 등 전국에 체인을 둔 대형 서점들이 집객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유명 백화점이 모여있는 대전 도심에 경쟁적으로 출점하면서, 인근 동네서점들이 폐점 상황에 처해있다.
실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년 상반기 출판산업 동향’에 따르면 , 지난 2015년 대전지역 서점(문구 포함)은 모두 123곳으로 집계됐다.
10년전인 2005년 227곳에 비해 100여곳이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전국 서점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형서점(330㎡ 이상)은 8% 증가함에 따라 지역토착 중소형 서점이 폐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부도 처리된 업계 2위 도매상인 송인서적 역시 근본적으로 책 독자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통구조가 인터넷과 대형 서점 중심으로 바뀌면서 도매상 입지가 좁아진 데다 최근 도매상들 간에 입찰 경쟁이 심해지면서 부도 사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서점업계는 대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진데 따른 송인서적의 부도를 계기로 위기에 처한 출판·서점업계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서정가제 등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숨통이 트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대형서점과 마진경쟁, 장소 등 대적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는 만큼 ‘영업시간 제한’등이 필요하다는 게 서점업계의 주장이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지역민들에게 문화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입점했다고 하지만, 대형 서점들 역시 대형마트들이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처럼 제한을 둬야 한다”며 “대기업과 동네서점 똑같은 기준에서 서비스 제도를 개선하라고 하는데, 이건 결국 대기업과 경쟁에서 밀린 중소서점들은 다 초토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동네서점과 대형서점이 공존할 수 있는 대책과 함께 서점만의 색깔을 찾고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학계 한 인사는 “생존과 발전을 위한 서점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동네 사랑방과 같은 문화 거점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도심 곳곳에 다양성 있는 서점, 책방들이 생기고 있는 만큼 특색있는 서점이 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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