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성 사회부 기자 |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립철도박물관이 유치 문제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내 합리적 선정 방식을 마련 후 입지를 결정하겠다던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약속은 이행될 리가 만무하다는 야권의 한 인사의 전망은 그대로 적중했다.
국립철도박물관에 대한 대전시민의 기대는 컸다.
55만여명이 유치를 희망하는 서명을 냈다. 특히, 원도심 일원 주민들은 충남도청사가 내포신도시로 떠난 뒤 침체된 분위기를 일소할 활성화의 기폭제로서 바라봤다.
그러나 국토부가 지난해 7월 돌연 국립철도박물관 공모 철회를 선언하며 이런 기대는 싸늘한 반응으로 이어졌다.
아니 이제는 분통을 터뜨리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유치 지역 결과를 알 수 있느냐'는 게 불만의 골자다.
국토부는 입시선정 관련 공모방식을 배제하는 대신, 지난해 내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 최종 입지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철도박물관 입지 선정 방식 등이 포함된 '최적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그 과정을 철저하게 비밀리에 부쳤고, 연구용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치 않는 '깜깜이' 행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전시로서도 국토부가 알려주기 전에는 모른다는 처지다.
결국, 시민들로서는 감감무소식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문제가 차기 대선의 공약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나타나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빚어졌나.
국토부가 과열 경쟁을 이유로 공모 작업을 돌연 철회한 탓이 크다.
국토부는 공정성 시비 우려도 들먹이며 선정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나와도 공개치 않겠다는 태도다.
어불성설이다. 애초부터 공모를 받아 최적지를 유치 지역으로 선정했다면 이처럼 길게 끌 일도 아니었다. 지자체들의 경쟁도 예상됐던 일이다.
게다가 최적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 결과를 공개치 않으면서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단 말인가.
올해 입지 선정 결과가 나올지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시민들은 오매불망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다.
되레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업에 대한 지자체들의 피로감을 높일 것이 아니라 신속한 결과를 내놓을 때란 이야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업 자체가 유야무야돼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실추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국토부의 신속한 조처가 나오길 기대한다.
강우성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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