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고유의 색깔'이 변할 수 있을까

  • 경제/과학
  • 대덕특구

금속 '고유의 색깔'이 변할 수 있을까

  • 승인 2017-01-08 11:06
  • 신문게재 2017-01-09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한국연구재단 송영민·장경인 교수팀
나노미터 반도체 다양한 각도서 코팅
진하거나 연하게 미세한 채도변화 성공
반사된 빛이 박막간섭 일으켜 색 변화


▲ 송영민 교수
▲ 송영민 교수
▲ 장경인 교수
▲ 장경인 교수
금(Au), 은(Ag), 알루미늄(Al) 등 금속의 고유색은 변할 수 있을까?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송영민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금속에 수 나노미터(㎚ㆍ10억분의 1m)의 반도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코팅해 더 진하거나 혹은 더 연할 수 있도록 미세한 색 변화 조절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먼저 연구팀은 금속에 반도체 물질을 수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형태로 코팅했다.

초박막 형태는 기계 가공으로 만들 수 없는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두께인 박막보다 얇은 막으로, 보통 수 내지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막을 말한다.

반도체로 코팅된 금속은 금속과 반도체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이 강한 박막 간섭을 일으켰고, 이때 금, 은, 알루미늄 등 금속의 고유색을 바뀌었다.

박막 간섭 효과는 복수의 박막층으로 이루어진 박막 구조에서 각 박막층에서 반사된 빛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 금 위에 코팅하는 게르마늄(Ge) 반도체의 초박막 두께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기존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색의 변화가 급격하고 진하게 색을 입히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금 표면에 기판의 표면에 물질을 비스듬히 입사해 증착하는 방법인 빗각증착법을 사용해 5~25 나노미터의 얇은 게르마늄 막을 입혔다.

그 결과, 게르마늄 코팅의 두께와 증착각도에 따라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증착은 물질 혹은 물질 집합의 상태 변화가 기체의 상에서 고체의 상으로 변하는 것이다.

고인 물 위에 기름막이 있을 때 무지개 색을 띄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연구팀은 검증을 위해 반사율을 측정해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했다.

색 좌표계상에서 계산된 결과와 측정된 값이 거의 일치해 실제 색의 비교에서도 유사한 색을 띄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빗각증착법을 선택한 이유는 게르마늄층의 높은 복소 굴절률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 다공성 초박막 구조 및 모식도 (왼쪽), 서로 다른 다공성을 가지는 초박막 구조의 두께의 변화에 따른 반사율 변화 (오른쪽)
▲ 다공성 초박막 구조 및 모식도 (왼쪽), 서로 다른 다공성을 가지는 초박막 구조의 두께의 변화에 따른 반사율 변화 (오른쪽)
복소 굴절율은 매질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위가 없는 량으로, 복소수로 표현된다.

실수부는 매질로 빛이 진행할 때 광속이 줄어드는 비율이며 허수부는 매질 내에서 빛의 크기가 줄어드는 정도를 의미한다.

비스듬히 입사하는 방법으로 게르마늄에 작은 구멍을 많이 낸 다공성(구멍이 많이 있는 성질)을 적용하면 복소 굴절률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 중 제작하고자 하는 샘플의 반도체 박막 두께가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매우 얇아 매번 정확한 두께로 제작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제작 장비의 실험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만족할만한 데이터를 얻었다.

금속 소재의 색상변화에 관한 연구는 광학적 및 색채학적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 반도체 박막을 기반으로 한 금속 소재의 색상변화 기술은 시각 예술이나 보석 등에 이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반도체 소자에 심미적 기능을 더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민 교수는 “이 연구성과는 5~25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로 금속의 색을 기존보다 더 다양하게 바꾸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라며“앞으로 건물 외벽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태양전지, 웨어러블 기기, 디스플레이, 금속 시각 예술, 보석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지난달 9일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