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첫사랑의 향수 '내친구 봉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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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했던 첫사랑의 향수 '내친구 봉숙이'

  • 승인 2017-01-05 11:08
  • 신문게재 2017-01-06 12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내친구 봉숙이  백승희 지음/학이사 刊
▲ 내친구 봉숙이 백승희 지음/학이사 刊
'내친구 봉숙이'는 현직 의사인 백승희 작가의 자전소설이다. 그래서 소설 속의 남자주인공 이름도 백승희다. 주인공 백승희가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경주로 전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학한 첫 날,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만난 두 주인공 백승희와 최봉숙과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다.

승희를 첫눈에 사로잡은 봉숙이는 긴 생머리에 얼굴이 뽀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예쁜 아이다. 그러나 여자아이처럼 순진한 승희에 비해 봉숙의 성격은 머슴아(사내) 같아서 반에서 대장노릇을 한다. 겉으로는 거친 사내아이처럼 행동하지만 속은 여린 여자아이다. 승희와의 태권도 대결에서 하이킥을 날려 승희의 대문니 하나를 날린 것을 계기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날마다 치아를 검사하는 순진한 아이다. 씩씩한 모습 뒤에 감춰진 아픈 가정사가 읽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도 하는 아이다.

경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 속의 장소를 좇다보면 황성공원과 대릉원, 최부잣집 등의 풍경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70년대 후반의 사회상, 그 시절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읽는 것은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재미다. 특히 굿이 펼쳐지는 장면 등에서는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인용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리고 서양화가 이영철 화백의 삽화를 컬러로 인쇄, 글을 읽으면서 내용을 그림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 독자에게 두 배의 기쁨을 준다.

글과 그림의 조화다. 글을 읽는 즐거움과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켜준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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